18 April 2013

0401_MERZOUGA & the SAHARA: The 8th day





새 아침이 밝았다!
우리 숙소동 앞모습ㅎ




여러분~ 어서 아침 잡수러 오셔~~
카메라 앞에서 어설프게 포즈 잡아주시는 베르베르 아저씨ㅋ





아침상 앞에서 해맑은 모습ㅋㅋ
평소엔 잘 먹지도 않는 아침 식사 여행 다닐 땐 정말 잘 챙겨먹는다.




지금까지 먹었던 중 젤 푸짐한 아침식사ㅎ 빵 종류도 여러가지고 계란 후라이도 이썽ㅋㅋ 그리고 모로칸 아침식사 단골 메뉴인 저 프랑스산 아페리퀴브 치즈... 브라임 아저씨가 그러는데 모로코에선 아주 싸단다. 8조각에 10디르함이라고. 한국에선 8조각에 50디르함은 줘야 하는데 했더니 헐 그 가격이면 안먹을래 하는 브라임 아저씨ㅋ




아랍어가 쓰여있는 요플레... 이색적이야ㅎ 게다가 특이하게 캬라멜맛.




알록달록 요 모로칸 인테리어 참 예쁘다. 사막과 참 잘 어울리는 색감. 건물 모양이랑 인테리어는 브라임 아저씨랑 아저씨 동생이 직접 디자인 했다고... 이 센스쟁이들!!


아침먹고 있는데 토니 아저씨가 와서 자기 가족들은 오전에 4륜차 트렉킹을 할 거라며 너네도 같이 갈래? 하고 물었다. 그런데 5분 안으로 출발할 거라길래 우린 밥을 포기할 수 없어서 토니 아저씨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ㅎ 본격적으로 낙타타고 하는 사막 트렉킹은 오후 4시 출발이니까 그 전까지 우리는 슬슬 주변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브라임 아저씨가 차를 타고 남쪽으로 쭉 가면 모래 듄들이 나온다고 그 근처에 차 세워놓고 조용한 곳으로 걸어 들어가서 쉬다오면 돼. 라며 팁을 알려주었다.

어디 볼일 보러 나가느라 아마 오늘, 내일 다시 보기 힘들거라는 브라임 아저씨와 이른 작별 인사를 하고 우리는 동네 마실 고고.



리아드 담장 밖을 내다보니 어제는 안보이던 낙타들이 있다! 우리가 타고 갈 낙타들인 듯 했다. 저 뒤에 풀더미가 낙타들 식사. 브라임 아저씨가 버는 돈 다 낙타 밥값으로 들어간다더니 정말 엄청 먹는가 보구나ㅋㅋ



사실 처음에는 차를 타고 남쪽으로 가봤는데 차 세울 곳이 생각보다 마땅치 않고 (공터는 많은데 곳곳에 동네 사람들이 있어서 차 세워놓으면 돈 내놓으라고 쫓아올 것 같은 느낌ㅡㅡ;; 그리고 이 뜨거운 날 그늘도 거의 없는데 장시간 세워놨다간 바퀴 녹아내릴 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차 바퀴가 모래 구덩이에 빠져 근처에 있던 아저씨들이 몰려와 모래 파내고 차 빼주시는 난리를 한 바탕 치른 바람에 차는 도로 숙소로 데려다 놨다. 그러고는 그냥 걸어가기로 함.




카메라 방수(水)팩을 방사(沙)팩 삼아 장착한 무슈 K. 카메라를 애지중지 하는 이분과는 정반대로 나는 카메라를 너무 막 굴려서 사자마자 렌즈 캡 잃어버리고 에잇 벤하두에서는 렌즈 보호 필터도 깨먹었다ㅋㅋㅋ
아무튼 먼저 나서서 본인 사진을 찍어 달라 하는 경우가 좀처럼 없는데 이 땐 완전 무장하고 스스로 뿌듯했는지 기념 사진 한 방 찍어달라심ㅋ




오늘 사막 가면 세수 못하는 관계로 선크림도 안 바른 천연쌩얼이라 햇빛 차단 및 쌩얼 차단을 위해 스카프를 뒤집어 씀ㅋ 나의 피부는 소중하니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안구도 소중하니깐ㅋㅋㅋㅋ


 
 
 
 

가는 길 동네 풍경...




학교 다녀오니?
근데 책가방을 메고 있는 아이들은 안 그런데 가방 없이 그냥 동네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은 우릴 발견하면 어김없이 쫓아와 봉봉! 캬라멜!을 외쳤다. 혹시 학교 갈 형편이 못 되는 애들이 그러는 건가 싶어 좀 안타까움.




우리에게 돈을 달라고 하셨던 할머니. 그래서 무슈 K가 할머니 사진 좀 찍고 모델비 드리면 안될까요? 하니 오케이 하셨다.
그렇게 할머니 사진 찍고 있는데 지나가던 베르베르 청년 무리가 차를 세우더니 이 분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의지할 데 없는 미망인이니 좀 도와드리라고 하더라. 그런 사연이 있으셨구나..




이어서 계속 듄을 향해 가는 길.
사막 마을 화장품 가게 간판!




얼마쯤 가다 마주친 홍콩 여행객들.
여기 좋으니?, 응 좋아. 식의 여행자들끼리 으레 나누는 짧은 대화 주고 받고 각자 가던 길 갔음ㅋ


레스토랑과 가게들이 조금 모여있는 마을 중간 지점에 오니 헬로? 어디서 왔니? 하면서 따라 붙는 현지인이 한 명 등장한다. 삐끼구나 싶어 무슈 K가 반사적으로 아임 쏘리 하니까 내가 뭘 어쨌냐며 난 그저 인사만 한 건데 너네 잡아먹는 거 아니니 어쩌니 버럭 화를 낸다ㅋㅋ 그러나 그의 정체는 결국 레스토랑 삐끼였다는 거ㅋ




사막에도 코카콜라는 있다!



드디어 듄이 눈 앞에 있도다!ㅋㅋ




데드맨 워킹...아니고 데저트 워킹!?ㅋㅋㅋ
그래. 내가 원했던 게 바로 요런 거야!! 예전에 모로코 왔을 때 갔던 사막(아마도 사하라 서쪽?)은 바닥도 딱딱하고 듄도 한 2미터 밖에 안되고 좀 실망이었는데 역시 사막은 이렇게 발이 푹푹 빠져야 제맛이지ㅋ





일단 노말한 기념샷.



나홀로 여행 다니던 시절엔 타이머 맞춰 놓고 우스꽝스런 설정샷을 많이 찍었었다. 웃기는 연출과 포즈에 못나니 내 얼굴이 합해지면 사진이 더 웃겨져서 좋았음.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달까?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그러고 논 게 꽤 재미있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나서 간만에 설정샷 촬영 들어감 ㅋㅋ




제목: 사막을 걷다 지쳐 쉬는 조난자
각본 및 연출: 마담 L
조난자 역: 마담 L
감독: 무슈 K





제목: 식수 동난 조난자
각본 및 연출: 마담 L
조난자 역: 마담 L
감독: 무슈 K
감독님이 자꾸 더욱 더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을 주문하셔서 힘들었음. 연기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군하..




모래도 참 곱고 좋다 좋아. 저 뒤에 있는 큰 듄에도 올라가보고 더 놀다 가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무슈 K의 작업 활동을 하면서 오느라 시간이 넘 많이 지체돼 벌써 오후 1시 30분... 우리 리아드 식당에 점심 식사 예약해 놓은 게 1시 30분...ㅡㅡ 무슈 K랑 같이 여행 다니면 흔히... 아니, 늘상 있는 일이다ㅋ 어차피 이따 사막 또 들어갈 거니까 사막 맛보기는 이만 하고 다시 숙소로...





밥생각 하니 힘찬 발걸음ㅋ 햇빛이 더 뜨거워져서 아예 스카프로 얼굴 전체를 뒤집어 썼다ㅋㅋ
근데 이 때부터 방사팩이 무슈K의 카메라 렌즈를 약간 가려서 몇몇 사진 모서리가 어둑하니 나왔다. 나중에 무슈 K가 이 사실을 알고 경악했는데 뭐... 나름 비네팅 효과 같고 괜춘한데?ㅋㅋㅋ





빼꼼.





사진 찍느라 뒤쳐지는 무슈 K를 버리고 저만치 앞장서서 걷고 있었는데 자전거 타고 지나가던 베르베르 청년이 말붙임. 어디서 왔니, 오늘 뭐 하니 등등. 낙타 타고 사막 갈거라 하니까 낙타를 베르베르어로 뭐라고 하는지도 가르쳐줬는데 지금은 까먹었다. 그러다 뒤따라 오는 무슈 K를 보고 급 퇴장한 청년. 무슈 K가 말하길 이건 헌팅이라고ㅎㅎㅎㅎ 모로코 사람들은 참 관대하기도 하지ㅋㅋㅋ
너가 바로 브라임 아저씨가 말한 외국녀와의 해외도피(?)를 꿈꾸는 베르베르 청년? 미안하지만 총각, 난 임자있는 몸. 자네의 꿈은 이뤄줄 수 없네... 요렇게 소설을 쓴다. 소설 제목은 젊은 베르베르의 슬픔ㅋㅋㅋㅋ





돌아와보니 아까보다 더 자유롭게 방목돼있는 낙타들ㅎ





거 뭐 줏어먹을 게 있다고ㅋㅋ 너네 먹는 거 진짜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도 별반 다를 건 없다. 이제 우리의 점심 시간.





점심도 코스요리! ㅎㅎㅎ 일단 샐러드부터.
요리사 총각이 음식 솜씨도 좋은데 푸드 데코 솜씨도 빠지지 않음.




모로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베르베르 오믈렛! 돌이켜보면 여기 리아드 식사 다양하면서도 참 맛있었다. 저녁도 그렇고 점심도.
그나저나 우리가 밥 먹고 있는데 때마침 사륜차 트렉킹 나갔던 토니 아저씨네 가족이 돌아와서 우릴 보곤 하루 종일 먹는 거냐고 물었다ㅋㅋ 돌이켜보면 아저씨가 오늘 우릴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 아침 먹는 모습이었는데 돌아왔더니 같은 자리에서 여전히 밥을 먹고 있엌ㅋㅋㅋ



후식은 오렌지. 오렌지가 어찌나 맛있던지 남은 오렌지는 사막에서 먹을거라며 무슈 K가 바리바리 챙겼다ㅋㅋ




밥 다 먹고 남은 시간 방에 들어가서 쉬는데 팔을 봤더니 읭? 팔이 그새 탔어! 근데 긴팔을 입어서 긴팔 아래로만 탔어!!
그리고 거울을 봤는데 읭? 얼굴이 그새 탔어! 근데 스카프로 가리고 눈만 내놓고 다녔더니 눈 주위만 탔어!!





요래 탔어!!!! 어헝... 나이가 드니 살 한 번 타면 원래 피부색으로 잘 돌아오지도 않는데ㅠㅠㅠㅠ






인증샷. 얼굴은 차마 못 올리고 팔뚝만ㅋㅋㅋ 저것도 현재 여행 다녀온 지 2주 지난 시점이라 많이 옅어진 거임. 그래...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말자. 공짜 가죽 장갑 생긴긴 셈 치자구! 와하하하하하!! ㅡ_ㅡ
얼굴은 공짜 반영구 쉐도우 시술 받은 셈...은 아닌가ㅠ 그래... 그건 나의 평소 변장술로 커버하면 돼.





빈둥대다보니 금세 4시가 되어 이제 사막으로 출발!
앞장 서서 낙타를 향해 가는 토니 아저씨네 가족.




우리가 나오니까 몰려드는 동네 아이들... 봉봉 달라고. 아침에 안 먹은 캬라멜맛 요플레라도 쟁여뒀다 줄 걸 그랬네. 그나저나 사진 왼쪽에 빨간티 입은 저 꼬마애 왠지 아무 것도 모르고 해맑게 헤헤 거리면서 마냥 누나들 따라 봉봉? 하고 다니는 것 같은 데다 괴짜가족의 진이 닮기도 해서 귀여웠다ㅋㅋㅋ



숙소 앞부터 낙타를 타고 가는 건 아니고 처음 몇 분은 낙타를 끌고 갈어간다. 이 청년은 우리 사막 트렉킹 가이드.



사막 초입 쯤 도착하자 가이드가 낙타들을 일렬로 세워놓고는 맨 뒤 낙타가 젤 순한 녀석이라며 무슈 K더러 유 카메라맨이 사진 찍어야 되니까 이거 타라고 했다ㅋㅋ  하지만 가이드 말과 다르게 우리 태우려고 무릎 꿇릴 때 이 낙타가 젤 꿍시렁댔음ㅋㅋㅋㅋ





그 앞 낙타는 내가 타고, 내 앞으로 토니 아저씨네 가족들이 주루룩 탔다.





낙타타고 출발! 사막 입구는 바닥이 딱딱함ㅎ





무슈 K와 나의 그림자ㅋ






아름다운 사막... 그 아름다움을 사진에 다 담아내긴 무리이지만ㅠ





대머리에 찔끔 나있는 머리털 마냥 모래 언덕에 가끔 돋아있는 풀들이 신기하다. 너네 뭐 먹고 사니?





내 바로 앞 낙타는 어찌나 장운동이 활발한지 가는 내내 똥을 쌌다.
낙타 타고 1시간~1시간 반 정도 들어간댔는데 낙타 승차감이 그닥 좋지 않아 언제부턴가 뒤의 무슈 K는 신음하기 시작했고, 토니 쥬니어와 함께 탄 토니 아저씨는 어떻게든 편해보고자 자세를 이리 바꿨다 저리 바꿨다 끊임없이 몸부림 쳤다. 남자들이 좀 더 괴로운 모양ㅋㅋㅋ 낙타의 발걸음에 맞춰 리듬을 타면 좀 괜찮긴 한데 듄 내리막을 내려갈 땐 그도 별 소용없긴 하네ㅋ






우리 말고도 사막 투어 온 그룹들을 여럿 마주쳤다.






교통정리를 위해 잠시 멈춰 쉬는 동안 우리 사진을 찍어주는 가이드.







가이드와 서로 맞샷ㅋ





단체샷. 무슈 K 보고 빵 터짐. 위에 사진에서 카피&페이스트임?ㅋㅋㅋㅋ





다시 출발~~






달리의 그림 같다.






차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사막에 차가 들어올 수도 있구나... 물론 우리 렌트카 같은 미니미는 절대 안되지만ㅋ
낙타 위에서 터덜터덜 가는 우리와 달리 이들은 사막에 바퀴 자국 내며 이리 저리 맘껏 누비고 다녀서 약간 짜증났는데 솔직히 재미있어 보이긴 했음ㅋㅋㅋㅋ





낙타 위에서 초점 맞추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님ㅋㅋ






여기가 우리 사막 숙소ㅋ 큰 듄 아래 텐트들.






여기는 낙타 주차장ㅋ 이 주변에 까만 것들은 다 낙타똥이다! 크헐!!






오늘 하루 일과를 완수하신 낙타님.






누가 애들 아니랄까봐 도착하기 무섭게 듄으로 뛰어 올라가는 토니와 마리나ㅎ





나도 신난다고 올라가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고 이제 내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애들이 두 번 뛰어 올라가는 동안 난 절반도 못감ㅡㅡ











다시 출발해볼까.






마음과 자태만큼은 황소ㅋㅋ






어잌후ㅋㅋㅋㅋㅋ 얼마 못가 비틀.





힘겨이 정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서리까지 등반 성공.





올라오다 날 샜네ㅋㅋ





여기 듄에서 샌드보드나 샌드썰매 같은 거 타면 딱 좋겠더만 장비를 아무 것도 안 들고옴ㅠ 그래서 할 일 없이 마냥 뒹굴뒹굴 했다. 근데 배 훌렁 까진 것도 모르고 뒹굴댔긔. 나의 삼겹을 부끄럽게 인터넷에 공개할 순 없으므로 비슷한 돼지 삽겹으로 대체함. 발가락은 왜 오그라들었니ㅋㅋ





아그야 너 또 올라가니? 힘도 좋다.
생긴 것도 예쁘장한데 이렇게 사막 배경으로 있으니까 꼭 생떽쥐베리 어린왕자 같은 토니 쥬니어ㅎ





우리끼리 사막 배경 셀카. 하지만 무슈 K는 뒷모습만ㅋㅋ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우리 텐트.





이제 해가 지고 사막의 밤이 서서히 찾아온다.





듄에서 내려오니 바로 식사 시간ㅋ 새콤 달콤 물기 많은 초밥 같았던 라이스 샐러드. 얘넨 밥을 애피타이저로 먹어!





메인은 치킨 따진. 어두운 데서 찍었더니 흔들렸다;; 흐규ㅠㅠ






밥도 배불리 먹고~





가이드 청년 북 타는 솜씨도 듣고 이렇게 평화로운 사하라의 밤이 지나가는 듯 했으나...
 
 
 
사진 찍으며 이리 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무슈 K가 텐트 안으로 들어가면서 발을 탈탈탈 턴다 싶었는데, 텐트 입구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던 토니 아저씨가 갑자기 텐트 안으로 뛰쳐 들어간다. 순간 음악도 중지. 다들 뭐야 뭐야 하면서 텐트 안으로 갔더니 무슈 K가 발을 싸쥐고 앉아 있었다.

뭔가에 물렸어!

그런데 그 뭔가가 무엇인지 보지 못했다는 말에 다들 텐트 입구 주변을 살피며 범인.. 아니 범물(?)의 정체를 밝혀내려 했지만 보이진 않고, 혹시 모르니 일단 스카프를 무슈 K의 종아리며 허벅지에 조여 맸다.  여기서 사람을 물거나 쏠 가능성이 있는 동물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흔한 건 전갈, 벌 아니면 뱀. 그런데 발에서 느껴진 게 뱀의 느낌은 아니었고, 전갈은 주로 여름에 나와서 활동을 한단다. 그럼 벌인가? 무슈 K 말이 벌에 쏘였을 때 느낌과 비슷하단다. 하지만 가이드가 덧붙이는 말이, 지금 비록 전갈 시즌이 아니긴 해도 전갈일 가능성도 없진 않다는 거다.  이쯤에서 맨발로 있던 모두가 일제히 신발을 챙겨신었다. 무슈 K가 만약 날 쏜 게 전갈이면 난 죽는거니? 물었더니 가이드가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아냐, 전갈은 괜찮아. 뱀이라면 몰라도.

잠시 후 베르베르인들이 가스통을 들고 오더니 무슈 K의 상처 부위에 노즐을 대고 마구 뿌렸다. 전갈 대비 응급처치법이라 한다. 하지만 무슈 K가 여전히 아프다 하여 결국 마을에서 데리러 올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어떤 베르베르 아주머니가 오셔서 무슈 K 발에 누룩을 바르고 비닐봉지와 옷가지들로 돌돌 감으셨다. 민간요법 총 출동. 그리고 그 사이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다가 바닥에 놓여있던 북이 의자와 부딪히면서 와장창 깨졌는데, 누구도 입밖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그 불길한 징조는 암묵적으로 분위기를 한층 더 가라앉혔다.

잠시 후 2인용 버기카가 도착. 거기에 운전수 아저씨, 환자 무슈 K 그리고 보호자인 나까지 세 명이 낑겨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모래밖에 안보이는 사막에서 아저씨 운전은 어쩜 그리 빨리 하시고 길은 어쩜 그리 망설임 없이 찾아 가시던지. 무슈 K 말론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버기카가 전복돼서 죽는 거 아닌가 싶었다고...ㅡㅡ;; 암튼 별들이 총총한 하늘 아래 모래 바람이 얼굴을 후려치는 밤사막을 그렇게 미친듯이 달려갔다.

리아드에 도착하니 아트만 아저씨와 모하메드 아저씨가 대기하고 있다가 우릴 차에 옮겨 태우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마을에 병원이 하나 있긴 한데 의사가 지금 친구와 저녁 식사 중이라 그 곳에 들러 픽업해서 병원으로 갈거라 한다. 그 말대로 잠시 후 어떤 할아버지가 차에 탔는데 뭔가 들떠 계신 게 술 몇 잔 걸치신 모양ㅡㅡ;; 무슈 K에게 몇 가지 물어보시더니 열이 안나는 걸 보니 전갈은 아닌 것 같다 하신다. 그러면서 이 동네에서 20년인가 30년 동안 병원을 했으니 자기만 믿으라 하시는 동네 유일 의사쌤.

그렇게 병원에 갔더니 그곳은 피묻은 붕대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는 곳이었다. 동네 유일 의사쌤이 마른 솜으로 무슈 K 발을 문지르고는 주사를 한 방 놓는다. 무슈 K가 끄악 하니 괜찮다며 다 이해한다는 의사쌤;; 그러고는 괜찮아졌냐고 물어보시는데 무슈 K의 표정이 아리까리 하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좀 꺼림칙한 기분이지만 괜찮아진 것 같다하여 리아드로 돌아가기로 했다. 치료비는?? 했더니 그건 됐고 나중에 내 친구 아트만한테 팁이나 후하게 주라는 동네 유일 의사쌤ㅋㅋ

리아드에 돌아와 아트만과 모하메드 아저씨가 무슈 K를 부축해 방 침대에 눕히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 좋다며 민트티를 가져다 주었다. 발을 문 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 했더니 아트만 아저씨가 전갈이 확실하다고, 사막에 있는 가이드와 통화를 했는데 전갈을 찾았다 했단다. 근데 전갈이면 열이 나야된댔는데 열은 없었다 했더니 아트만 아저씨가 자기도 전갈 쏘여봤는데 열 안 났다고... 뭐야 그 의사쌤 제대로 처치 한 거 맞아?ㅡㅡ

여기선 전갈한테 쏘이는 게 흔한가봐요? 했더니 이 때부터 아트만 아저씨와 모하메드 아저씨가 전갈 경험담 늘여놓기 시작했다. 전갈에 쏘이면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데 아트만 아저씨는 한여름 전갈한테 허벅지를 세 방이나 쏘여서 그 더운 날 이불을 6장이나 덮고 잤다 한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하루만에 말끔히 다 나았다고. 모하메드 아저씨는 전갈에 쏘인 다음 쓰러지는 바람에 다들 아저씨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전갈 알러지 체질이어서 그랬다 한다. 그래도 보통 전갈은 크게 위험하지 않고 옛날엔 주사도 없어서 가스로 응급처치 하는 정도가 다였다고. 반면에 뱀은 아주 위험해서 한 번 물리면 건장한 사람은 2시간, 보통 사람은 1시간 내에 사망이란다ㄷㄷㄷ

무슈 K가 이제 상처 부위가 지지직 하고 전류 흐르는 느낌이라 했더니 아트만 아저씨가 마자마자. 딱 전갈 증상임. 하면서 큭큭 거리고 좋아했다. 그 느낌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약해지다가 하루가 지나면 완전히 나을 거라 한다. 긴장이 풀린 우리는 낙타부터 전갈 그리고 달밤에 버기카까지 사막 스페셜 풀패키지 체험했다고 농담도 하는 등(근데 정말 내가 나중에 인터넷 다 뒤져봤는데 사막투어 후기는 많이 나와도 사막에서 전갈 쏘인 후기는 하나도 안나옴. 완전 유니크 해! 어메이징!ㅡㅡ) 무슈 K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 아저씨들은 이만 가보기로 했다. 혹시나 문제가 있으면 부르라는 말을 남기고.

비록 사막 투어를 다 못 끝내고 나와야 했지만 사막에서 잠 자는 건 별 거 없고 불편하기만 해. 그리고 우리 거기서 저녁까지 먹었으니 할 건 거의 다 하고 왔잖아. 하면서 서로를 위안하기도 하고 오늘 찍은 사진들 검토도 하면서 쉬고 있는데 밤 12시 쯤 무슈 K가 발이 다시 아파오는 느낌이란다;; 아저씨들을 다시 부를까? 했더니 불러봤자 아까 그 동네 유일 의사쌤한테 갈텐데 지금은 술이 더 떡이 돼있을 것 같아 불안해 싫다며 자고 일어나면 좀 괜찮지 않을까? 하고는 잠을 청한다.
그래 내일은 제발 괜찮아져야 할텐데 !! 이걱정 또 걱정 발동 되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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