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9_MARRAKECH: The 5th day
하루 묵었던 곳이라고 사진 한 장 남겨주고ㅎ 이 때까지는 숙소나 레스토랑 가면 사진 찍어가며 열심히 포스퀘어 체크인 했는데... 무슈 K가 너무 열심히 해서 모로코 가는 곳마다 시장이 되는 바람에 난 의욕 꺾여서 관둠. 거의 모로코 전국을 통치할 기세였긔. 하지만 시장보다 시장 부인이 더 좋은 거라며...ㅋㅋ
근데 분명 천장을 바라보고 찍었는데 왜 내 핸드폰에 남아있는 건 아래층 사진일까?
정오의 마라케시 메디나.
하교길의 아이들.
부모를 따라 관광 온 아이같은데 우리에게 슬쩍 훡유를 날림.
아니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
부킹닷컴에 싸고도 시설 좋은 리아드는 많았지만 그 중에도 내가 예약한 곳이 분명 광장에서 가깝고 찾기 쉽다는 후기가 있어서 선택한 건데... 아놔... 한참을 헤매도 리아드가 안 보였다. 홈페이지에서 찾은 약도는 아무리 약도라도 그렇지 너무 약소하게 그려놓고, 구글맵도 역시 마라케시의 메디나는 커버하지 못함ㅋ
게다가 오토바이가 왤케 많은지 그 좁은 메디나 골목에 오토바이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걸어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4년 전엔 이 정도로 많진 않았던 것 같은데...
후아... 생각보다 좀 헤맨 끝에 드디어 찾았다! 리아드 메디아Riad Mehdia. 메디나 골목 상당히 안쪽으로 들어가야 나왔음.
꺅!! 요로코롬 예쁜 냥이들이 살고 있는 리아드! 길 좀 헤맨 건 얘네 보는 순간 싹 잊어버림ㅋㅋ 이 아이는 반질반질한 턱시도를 차려 입은 애교 많던 남자냥이~
얘는 까칠한 삼색이 여자냥이ㅎㅎ
짜식, 어찌나 까칠한지 내가 턱 긁어주는데 자꾸 날 물려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턱은 계속 뒤로 젖혀지더라는 거. 지도 좋으면서 튕기기는!!
테라스도 한 번 구경하러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내려다 본 메디나 골목. 건물들이 빽빽하다. 위성 안테나는 어쩜 저렇게 많은지. 가만 보면 모로코 사람들이 정보 통신 쪽에 관심이 많은 듯. 어딜가나 안테나 많은 것도 그렇고 와이파이도 무료로 빵빵 잘 제공해주는 거 보면ㅎ
썬베드도 있는데 예의상 함 누워줘야징ㅋ 하지만 우리는 일광욕이나 하며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스타일이 못돼놔서 썬베드는 이 10초 정도의 체험을 마지막으로 바이바이~
다시 광장으로 나와 모로코 둘째 날 관광을 일단 오렌지쥬스로 시작했다. 여행오기 전엔 모로코 가면 오렌지도 왕창 사다먹고 오렌지 쥬스도 실컷 마실 거라고 다짐하고 갔는데 막상 가서는 생오렌지는 커녕 오렌지 쥬스도 생각보다 많이 안 사마셨다. 그러고는 지금 아쉽네ㅠ
이 사진 맨 오른쪽에 보면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살짝 보인다. 메디나 골목에서 다시 광장으로 나오니 마침 기도 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이 광장 한 구석에 모여 절을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레스토랑. 광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식당들 중 아무 데나 한 군데 골라서 들어갔다.
야외 테라스에서 아래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가 나길래 잽싸게 가서 앉았다. 3월이고 사막도 아닌데 해가 뜨거워 봤자지 하며 내 스카프는 끝까지 안샀던 건데 여기 앉아있으니까 햇볕이 느무 뜨거워서 결국 무슈 K가 자기 스카프 나 쓰고 있으라고 줬다ㅋㅋㅋ 저거 쓰고 있으니 무슨 사우디아라비아 사람 같네. 석유 부자 부티 좀 나나영?ㅋㅋ
부티는 무슨... 현실은 꼬질꼬질 알그지. 똥파리도 그걸 알고 내 머리 위에서 배회함ㅋㅋ
똥파리 클로즈업ㅋㅋㅋㅋ
오늘의 점심은, 메크네스의 1001일 식당에서 꾸스꾸스의 맛에 빠진 무슈 K가 시킨 로얄 꾸스꾸스와 오렌지+망고인지 뭔지하는 혼합생과일쥬스.
그리고 내가 주문한 케프타 따진입니다. 맛은 다 쏘쏘... 어차피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ㅎ
저 아래로 이 레스토랑의 호객용 간판이 내려다보인다. 레스토랑 엘 와하. 저 간판에 식당 이름보다도 크게 쓰여있는 WIFI를 보고 이끌려 들어온 건데 결국 인터넷은 쓰지도 않음ㅋㅋ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실 모로코는 웬만한 데선 공짜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다보니 이 무렵엔 인터넷에 크게 아쉬울 게 없어서ㅎ 오히려 영국보다 통신 인프라가 훨 나아ㅋㅋ
우리 자리에서 보이는 젬마 엘프나 광장. 지금은 오렌지 쥬스 장사하는 사람들만 나와 있지만 저녁이 되면 다시 야시장 가판들이 바글바글 하겠지.
갑자기 한 무리의 청년들이 나타나 재주를 넘기 시작한다.
돌아가며 재주 넘기ㅋ
마지막엔 인간탑으로 마무리.
이런 식으로 저 아래 있는 레스토랑들 앞에서 한 번씩 공연을 하던데 공연비를 벌 목적인 듯 했다. 하지만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애써 외면하고 우리는 여기서 부담없이 감상하고ㅋㅋ
밥을 먹고 나서는 결국 내 스카프를 사러 다시 메디나 상점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여러 개의 골목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길에 제일 예쁘다. 천장에 발이 쳐있어서 햇빛이 그 사이로 들어와 모로코의 알록달록한 공예품들 위로 줄무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유명한 벨기에 만화 캐릭터 틴틴 나무 조각상도 있음ㅋ 꽤 정교하다. 모로코인들이 섬세한 작업이나 예술적인 작업에 소질이 있는 듯.
10디르함 바가지 쓴 문제의 스카프.
모로코 특산품인 가죽신발 바부슈를 파는 가게.
메디나는 이쯤 둘러보고 이제 여길 벗어나볼까 해서 정한 다음 행선지는 입생로랑의 정원이라는 마조렐 가든Majorelle Garden! 택시를 타고 가도 되지만 미터기도 안찍는다는 마라케시 택시 아저씨들과 실갱이 하기도 귀찮고, 우리 차를 끌고 가자니 한창 차들이 북적일 시간의 마라케시 교통 상황이 두렵고, 구글맵 보니 길게 잡아도 1시간이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 같아 보여 그냥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한 도시 안에서만 느긋하게 머물다보니 남는 게 시간!ㅋㅋ
마조렐 정원 가는 길.
아저씨 뭐하세요?ㅎㅎ
옷가게. 오픈 팻말은 걸려있는데 정말 문 연 거 맞어? ㅡ.ㅡ;;
여기도 장터는 장터인데 기념품들 파는 가게들이 주로 모여 있던 메디나와는 달리 모로코 사람들이 생필품이나 음식을 사는 실생활 장터였다.
요런 성벽도 지난다.
마라케시는 건물이 거의 다 이런 빛이다. 때문에 예전에 마라케시하고 근처 사막만 왔다 갔던 내게는 모로코란 나라 자체의 이미지가 이런 색이었다ㅋㅋ 이번 여행을 통해 모로코는 지역마다 천차만별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참고로, 모로코는 도시별로 택시 색깔이 다 다른데 일부러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마라케시는 택시도 황토색 계열이다. 사진 저 뒤에 있는 차들이 마라케시의 택시들.
그리고 버스도 황토색임! 깔맞춤을 좋아하는 모로코인들ㅎㅎ
가다보니 까만 냥이가 보여서 얼마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우리 통키 생각도 나고 반가운 맘에 만면에 환한 웃음을 띄우고 와하하하~ 안녕~~~? 하며 손을 흔들었다.
근데 나중에 보니 냥이 기준 한시 정도 방향 저 너머에 계시던 모로코 아저씨가 자기 보고 인사하는 줄 알고 함께 웃으시며 손을 흔들고 계심ㅡㅡ 아저씨한테 상처드릴 수 없어서 티 안나게 살짝 아저씨 쪽으로 방향 틀어 몇 번 더 손 흔들고 인사 마무리 함.
예전같으면 1시간 거리 쯤 30분만에 주파하고도 남았을텐데 이젠 체력이 달린다. 그래서 중간에 까페에서 좀 쉬었다 가기로 함. 우리나라 한여름 수준 땡볕인데도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 들어오면 시원하다. 근데 저 아련한 찐빵 같은 표정은 뭐지...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기. 내 기억에 질레바는 남자들 것밖에 없었는데 사진을 보니 여자용 질레바도 있네??
고깃덩이를 득템한 엄마개와 자식개.
마조렐 정원은 지도보며 찾아가기도 쉬웠고 광장에서 그닥 멀지도 않았다. 우리가 워낙 느긋하게 와서 그렇지 맵에 나온 시간대로라면 걸어서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 정원에 도착하니 길 이름이 무려 입생로랑 길이다!ㅋㅋ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1인당 50디르함으로 여기 물가 감안했을 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라 흠칫 놀랐다. 하지만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안보고 갈 순 없지.
마조렐 정원 입성ㅎ
마조렐 정원은 대체로... 요런 느낌?
요런 느낌??
아님 요런 느낌???ㅋ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연못인데...
거북이 가족을 구박하는 물고기 떼... 이곳도 냉정한 자연의 세계. 응?
무슈K가 내 사진을 잘 찍어줘서 그에 대한 보답으로...
난 요따구로 찍어줌ㅋㅋ 은혜를 원수로 갚는 녀자ㅋㅋㅋ
여기가 베르베르 박물관인가? 암튼 정원 내에 있는 건물인데 입장료 별도라 들어가진 않고 창문 너머로 들여다 보기만 했다.
다니다보면 입생로랑의 일러스트 같은 걸 전시한 방도 나온다.
여기까지가 마조렐 정원이다. 볼 게 크게 많진 않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곳이지만 우린 여기서 2시간이나 뭉개고 있었으니 본전은 뽑은 것 같다ㅋㅋ
이제 젬마 엘프나 광장으로 귀환. 돌아가는 길도 힘차게! 걸어서!!ㅎㅎ
아까의 그 장터는 아직도 장사가 한창이다.
뭘까... 고흐 그림 삘 나는 저 초상화는...? 게다가 집 안도 아니고 바깥에 걸려있어ㅋ
그리고 그 초상화에서 튀어나오신 듯한 모습의 할아버지ㅋㅋ
광장으로 돌아오니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쿠투비아 모스크도 벌써 불이 밝혀져 있다.
광장 돌아오자마자 오렌지 쥬스 다시 한 번 마셔주고...
메디나 밤거리를 또 거닐어 보기로 함.
모로코 전통 과자 파는 곳. 저 까만 머리 아저씨는 여자 손님들에게 음흉, 저질 농담을 마구 남발해댔다. 아무리 과자를 팔기 위한 쇼맨쉽이기로서니 옆에 남편이 버젓이 버티고 있는 나한테까지 그래서 무슈K가 상당히 열받아함. 그래놓고 여기서 산 과자는 무슈K가 더 잘 먹었다ㅋㅋㅋ
화려한 마라케시 나이트.
젬마 엘프나 광장의 야시장에서 마지막 저녁을 한 번 더 먹기로 하고 어제와는 다른 집인 70번, 핫산네 집엘 들어갔다. 사진 중앙의 아저씨가 우리의 서빙을 담당하신 분.
얼굴에 비장함이 엿보이는 주방장 아저씨.
오늘의 메뉴. 소세지 구이와...
모듬 꼬치구이. 그런데 이걸로는 양이 모자란다. 야시장은 사실 싸지도 않고 양도 적음. 분위기 때문에 여기서 먹는다고 봐야지.
그래서 추가로 시킨 게 이 생선 한 접시인데... 생선 튀김이 나올 줄 몰랐다긔ㅠㅠ 생선튀김이라면 영국에서 질리도록 먹어서 다른 요리 방식의 생선이 그리웠던 차에 여긴 구운 생선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시킨 건데 낭패;; 생선의 진정한 맛을 모르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자욱한 연기 사이로 엿보이는 모로코 여인. 가만 보니 현지인들은 주로 빵 안에 고기 스프 같은 걸 채운 음식을 주문해 먹던데 그게 대체 뭔지 모르겠음.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인 것 같던데...
무슈 K가 여기서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엄청나게 사진을 찍어대고 있으니까 여기 직원 중 한 분이 자기도 찍어달라며 이렇게 설정 포즈까지 취해줬다ㅋㅋ
그리고 우리 사진도 찍어주겠다 해서 내 카메라를 맡겼더니, 오... 막 누르시는 거 같던데 생각보다 훨 잘 찍어주셔서 깜놀. 우리 둘이 같이 찍은 사진 중 젤 잘 나온 사진인 듯ㅋㅋ
차를 안 가지고 다녀서 그런지 오늘은 어째 아무런 사고가 없다 ㅡㅡ;; 역시 차가 모든 트러블의 근원이었던 건가ㅋ 하지만 이렇게 모로코 전역을 맘 가는대로 쏘다닐 수 있는 것도 역시 차 덕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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