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0_MARRAKECH→OUARZAZATE & AIT BENHADDOU: The 6th day
오늘은 정든(?) 마라케시를 떠나 와르자잣으로 가는 날.
새벽 6시도 채 안돼서 리아드를 나왔다. 밖은 아직 어두컴컴.
오렌지쥬스 상인들이 젤 부지런하다. 이른 새벽부터 밤 11시 쯤까지 장사를 하니. 물론 일찍 출근한 아저씨들은 그만큼 일찍 퇴근할 지도ㅋㅋ
멋진 쿠투비아 모스크에게도 작별을 고하고... 안녕~~
오늘 우리의 이동 경로. 예상 운전 시간은 약 2시간 50분. 그리 오래 걸리는 거리도 아닌데 왤케 출발을 서둘렀는가 하면...
마라케시 시내 운전이 느무 무서워서!! 차 많이 없는 새벽에 빨리 도망 나갈라규!!! 그 교통지옥을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아ㄷㄷㄷ
역시 예상대로 차는 많이 없어 좋다. 그런데 우리가 동쪽을 향해 가다보니 가는 길 내내 동쪽에서 떠오르는 햇님과 마주보며 가야한다는 게 함정!
앍! 마이 아이즈!!!!ㅠㅠㅠㅠ
초반부터 역주행 추월 코스ㅋ
북쪽에서 내려오던 길에 본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이 풍경들...
그래 요 공룡 등짝 같은 산줄기들이 내가 기억하는 모로코의 모습이었지. 이번 여행 전까지만 해도 모로코 자연은 다 이런 줄로만 알았으니 장님 코끼리 만진 꼴이 따로 없다ㅎ
길은 계속 구불구불~
어딜가나 꼭 있는, 차도를 활보하는 모로코인들ㅋ
마라케시부터 그랬지만 모로코 남쪽 동네 건물들은 꼭 주변 자연 환경 같은 흙빛이다. 건물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위해 일부러 그리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흔한 재료가 흙이라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사실 와르자잣은 숙소가 있는 곳이고, 오늘의 메인 관광 장소는 아잇 벤하두인데 아잇 벤하두가 와르자잣 가는 길목에 있어 먼저 둘러보고 숙소로 갈까 했지만 숙소가 네비에도 안나오는 너무 외진 곳에 있는 관계로 위치도 파악해둘 겸 짐부터 먼저 풀어 놓고 다시 나오기로 했다.
숙소에 거의 다 와갈 무렵, 뭔 광고를 찍는 다고 길을 막아놔서 그 옆길로 살짝 돌아가야 했음.
구글맵 보면서 어찌저찌 호텔 찾아가는데 헐... 이젠 포장도로는 사라지고 웬 자갈길이 나와서 당황ㅠㅠ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거...
다음 등장한 건 차 옆구리를 긁을 것만 같은 좁고 구불구불한 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시냇물ㅡㅡ;;;;;
아저씨는 나름 가이드 한답시고 가는 길 중간 중간 이 풀은 뭐네, 저 풀은 뭐네 하며 자연 생태계 현장 학습 분위기 조성. 하지만 불어밖에 지원 안됨ㅋ 난 그걸 또 중간에서 무슈 K에게 저질 통역ㅋㅋ 하지만 낚인 게 억울한 무슈 K는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서 투덜투덜ㅋㅋㅋ
가이드 아저씨와 나.
그러더니 아저씨가 중간에 나무 이파리를 뜯어 잘게 쪼개서는 이리저리 엮어 뭘 만드셨는데 완성된 게 이 낙타였다! 난 완전 신기해서 이거 선물 받고 기분이 좋았는데 무슈 K는 이 아저씨 가까운 길 놔두고 돌아가는 것 같다며 계속 못마땅ㅋㅋ
어찌됐건 호텔 라 테라스 데 델리스La Terrasse des Délices에 무사히 도착! 호텔 앞마당에 차들이 꽤 주차되어 있다. 그말인 즉슨 차들이 정말 아까 그 시냇물을 건넜다는 거?!
호텔에 무려 수영장이! 수영복 안 가져온 거 급 후회ㅠㅠ
우리가 배정받은 방 앞 중정에서 보이는 풍경. 천장이 뻥 뚫려있고 거기로 돌산이 보인다ㅎ 여기 비록 방은 별로 안 좋았지만 독특한 주변 경관은 맘에 들었음!
이제 아잇벤하두를 가야하므로 아까 차 주차해놓은 곳으로 다시 걸어나오는데 징검다리에서 꼬마아이를 마주쳤다. 봉쥬르 하고 인사했더니 아이도 봉쥬르 하고 답하고는 곧 봉봉(과자) 있냐고 묻는다. 이 후로도 한결같이 이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은 모두 봉봉을 달라 했고 어른들은 돈을 달라 했다 ㅡㅡ;;
아까 그 오프로드를 다시 달려나와서 아잇 벤하두로...
이번엔 또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
차를 세웠더니 경찰이 다가와서는 속도위반이라고 한다. 그랬을리 없다고 하니 여기 60 구간인데 우린 68로 달렸다며 속도측정기까지 보여주심. 60이면 70까지는 달려도 오케이인거 아니냐 했더니 10%로 범위인 66키로 까지만 괜찮단다. 70이면 77까지 괜찮고, 80이면 88까지 괜찮은 식. 라바트 경찰 투어에 이어 와르자잣 경찰 투어도 비싼 돈 주고 해야하는 건가 함서 쫄아있는데 원래대로라면 벌금을 내야하지만 너네들은 외국인이라 잘 모를테니 이번엔 봐줄게요. 다음부턴 조심해요! 라고 하는 쿨한 경찰아저씨. 아니, 경찰 총각! 그러면서 우리더러 어디서 왔냐길래 한국에서 왔다 했더니 한국 사람은 물론이고 아예 아시아인을 처음 본다고. 무슈K는 여기 모로코 넘 좋고 아름답다고 막 칭찬하고, 경찰 총각은 우리보고 여행 잘하라 그러고, 와르자잣 경찰 투어는 이렇게 훈훈하게 무료 체험으로 마무리 함ㅋㅋ
다시 아잇벤하두로 고고씽!
그러다 중간에 특이하고 예쁜 경치를 발견하고 스탑!! 둘이 신나서 꺅꺅 대며 사진을 찍으러 뛰쳐 나갔음ㅋ 뒤에 돌산도 신기하고 소 표지판도 아주 깜찍해ㅋㅋ
모로코의 대자연. 마thㅓ네이쳐-
그 속의 응가자세 무슈 Kㅋ
나조차도 여기선 꽤나 몇 방 찍음ㅎ
바람은 엄청 부는데 특이한 경치 보고 둘 다 신났다. 평소완 달리 이 땐 들떠서 제법 협조적으로 포즈를 잡아줌ㅋ
그 중 첫 번째. 빨간 머리 앤 ?!
머리 뻗친 앤... 내지는 잠자리채ㅋㅋㅋ
대한독립만쉐이ㅋㅋㅋ
마무리는 슈퍼맨ㅎ
허리가 길어 슬픈 슈퍼맨ㅋㅋㅋㅋ
귀요미 소그림 표지판.
귀요미 표지판과 모로코의 국민차, 벤츠. 무슈 K가 말하길 모로코는 벤츠의 무덤인가보다고. 그도 그럴 것이 세상 모든 구형 벤츠는 여기 다 모여있는 것 같았다ㅋ
실컷 포토타임을 갖고, 이제 다시 출발~~
사진 찍는 동안 길가에 버려둔 우리 차. 북쪽에서 곱게만 자랐을... 아니, 곱게만 달렸을 조그마한 것이 이 척박한 남쪽 땅까지 끌려내려와 고생이 많구나;; 게다가 무슈 K가 수동에 적응하는 처음 며칠 간은 기어 톱니를 수없이 긁어 먹기까지 했을테ㅣㅋㅋㅋ 우리가 이 차 수명을 10년은 단축 시켰을 듯ㅡㅡ;;;
도착하니 점심 때라 일단 밥부터 먹자고 레스토랑들을 탐색하는데 역시 관광지다보니 관광객 대상 식당밖에 안보임ㅋ
그리하여 우리의 초이스는... 빌랄Bilal 여인숙(?)ㅋㅋ
아잇벤하두 부근에 제법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 그 주차장에 바로 딱 붙어있는 레스토랑이라 우리의 간택을 받았음ㅋ 기왕 관광객 식당에서 먹는 거 뷰가 좋은 곳에서 먹자 싶은 맘도 있었고.
야외 테라스이긴 한데 차양이 있어 그늘이라 좋다.
식당 테라스에서 보이는 아잇 벤하두의 모습. UNESCO 세계 유산이면서 글레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 페르시아 왕자 등 많은 영화의 셋트장이 되기도 했던 곳이라는데 그 풍경이 과연 드라마틱하다. 왼쪽에 날아가는 저 새마저 영화 소품처럼 보일 정도ㅎㅎ
밥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이러고 놀기. 아잇벤하두를 올라가는 자이언트 낙타ㅎ 이 낙타 참 맘에 들었는데... 나중에 아잇벤하두 올라가는 길에 어디다 홀랑 흘려서 다시는 볼 수 없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어......................ㅠㅠㅠㅠㅠㅠㅠ
밥은 늘 그렇듯이 꾸스꾸스와...
따진ㅋ
그걸 또 질리지도 않고 잘도 먹는 나ㅋㅋ 어쩐지 모로코 식사 때는 늘 곁들이게 되던 스프라이트도 함께~
밥 다 먹고 꽤 오랜 시간을 식당에서 빈둥거리다 나와 슬슬 아잇벤하두 쪽으로 걸어내려갔다.
식당 바로 옆 골목길. 쓰레기가 흩뿌려져 있는데 알록달록하니 예쁘다... 모로코 풍경은 쓰레기마저 예뻐보이게 하는 마력이 있는 건가ㅋㅋ
식당을 돌아 나오면 바로 보이는 내리막길.
여담이지만 가격 네고하면서 내가 아저씨에게 마라케시에서 사온 빨간 스카프 보여주며 이걸 10디르함 주고 샀다고 뻥을 쳤더니(내가 바가지 써서 20디르함에 샀다 뿐이지 다른 곳에선 정말 10디르함에 팔고 있었으므로 아주 뻥은 아님ㅋㅋ) 아저씨가 정말? 이럼서 스카프 막 만져보다가 15 디르함 줄테니 자기한테 되팔라 함ㅋㅋㅋㅋ 진심인지 아님 네고에 밀리지 않기 위해 연기한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실은 20디르함 주고 산 거니 손해보는 장사는 할 수 없어서 판매 거부했다ㅎ
아잇 벤하두 가는 길 노점 기념품 가게들. 저 너머 아잇 벤하두 앞에 원래 강이 흘러야 하는데 이 때는 거의 말라버리고 없었다.
아잇 벤하두는 입장료 같은 거 없는 줄 알았는데 들어가려고 하니 입구에 서있던 아저씨가 인당 10디르함씩 내라한다. 그래서 우리는 막 공짜 아니냐고 의심하고 아저씨는 맞다고 우기고ㅋㅋ 그 와중에 우리한테 가이드 필요하냐고 물어보러 쫓아온 꼬맹이가 입장료 진짜 있는 거 맞다고 증인을 서서 결국 돈을 냈다. 입구에서 웬 경찰아저씨가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앉아 있었는데 입장료 걷는 거 보면서 암말도 안했던 거 보면 사기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입장료가 정말 있긴 한가본데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미심쩍어하며 낸 모양ㅋㅋㅋ 그러게 정식으로 매표소를 만들든가 할 것이지 야매 포스로 나타나니 영 신용도가 떨어지자나ㅡㅡ
아잇 벤하두에도 당나귀가~
자그마한 동물우리도 있다. 당나귀 한 마리와 양 두 마리가 전부이긴 하지만.
여기 대부분의 집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인데 무슈 K가 그 중 어떤 집 안을 들여다보며 기웃대고 있었더니 갑자기 거기서 웬 여자가 슥 나와 환히 웃으며 어서 들어와요 한다. 사람 사는 집이었던 것. 무슈 K는 거기가 빈집인 줄 알고 이미 좀 깊숙이 들어가 있었던 터라 엉겁결에 따라 들어가고 나도 하는 수 없이 따라 들어감;; 그러고는 그 집을 한 1분 둘러본 뒤 가이드 팁을 줘야 했다. 재량껏 주는 거긴 하지만 안 주기도 그렇고... 이게 싫으면 아잇 벤하두에서 빈집 들여다 볼 때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방심하는 순간 개미가 개미지옥에 빨려 들어가듯 낚이게 됨ㅋㅋㅋㅋ
모래성 같은 집들. 새로 산 스카프 첫 등장ㅋ
무슈 K가 본인 스카프를 호텔에 놓고 온 바람에 내 빨간 스카프를 빌려줬는데 태양이 넘 뜨거워서 아예 복면을 하고 있다ㅋ 이러고 무기급 덩치 카메라까지 들고 있으니 기관총 들고 있는 탈레반 같다긔 ㅡㅡ;;ㅋㅋ
저 위가 아잇 벤하두 정상. 그리 높진 않은데 날이 넘 뜨거워서 올라오기 힘들었어ㅎ
이 쪽 풍경은 꼭 그랜드 캐년 같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ㅋㅋ
꼭대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이런 곳에선 긴머리가 더 이상 청순함의 상징이 될 수 없다. 이 구역의 미친녀ㄴ처럼 보이고 싶지 않으면 머리를 묶어야함ㅋㅋㅋ
그나저나 항상 실물보다 백배로 잘 나오게 찍어주는 무슈 K에게 무한감사. 다른 사람들이 찍어 주는 사진은 너무 정직하게만 나와서 난 사진빨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무슈 K가 찍어주는 사진에서 비로소 내 사진빨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다ㅋㅋㅋㅋ 반면에 나는 무슈 K를 위에처럼 저딴 식으로 밖에 찍어줄 능력이 안돼서 쏴리ㅋㅋ
아까 오는 길에 스카프 날리고 노는 거에 맛들여서 다시 한 번ㅎㅎ
진지한 모드는 오래가지 못하지. 개그 컨셉이 나의 적성ㅋㅋㅋ
불꽃! 뽜이야!
빨간 터번을 두른 압둘 K 씨 입니다ㅋ
그리고 그의 마누라 파티마 L 부인ㅋㅋ
아잇 벤하두 일정을 끝마치고 나니 저녁 시간. 호텔 식사는 비쌀 것 같아서 와르자잣 시내 싼 레스토랑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가려 했는데 무슈 K가 그러다 해 지면 아까 그 무지막지한 길 못 건너 간다고 그냥 호텔 가서 먹자함. 그래... 그간 우리의 여정을 되돌아보면 이번 여행은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게 옳은 것 같아ㅡㅡ;; 그래서 돌아가는 길엔 와르자잣 시내 구멍 가게에만 잠깐 들러 내일 차 안에서 먹을 비상 간식만 몇 개 샀다.
안그래도 호텔 근처 도착하니 벌써 많이 어두워졌다.
<관문3. 물 위를 달리는 현대 i10 드라이브 영상>
방 안에서 조금 빈둥대다 테라스에 나와보니 날이 어두워져 있었고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분명 반달이 뜰 때인데 여기 테라스가 동쪽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건지 달도 안 보여 별들이 더 잘보였음!ㅎㅎㅎ
일교차가 커서 밤에는 조금 쌀쌀해 실내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흔치 않은 기회인데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모두들 한마음인지 다들 밖에 나와서 식사한다ㅋ
저녁을 먹겠다고 하니 오케이 하길래 메뉴판을 갖다줄 줄 알았건만 바로 샐러드가 나옴. 메뉴 선택권 따위 없음ㅋㅋ 게다가 코스요리;;
옆 테이블에 먼저 나온 메인 요리를 슬쩍 보니까 따진이길래 아 메인 요리로는 따진을 주나보다 했는데 우리껀 꾸스꾸스ㅋㅋ 왜 달라ㅋㅋㅋ 주는대로 먹어야 함.
모로코 디저트의 대세 시나몬 오렌지ㅎ
그리고 계산서 대신 호텔 체크인 카드를 갖다줬다. 밥값은 호텔비에 달아놓는 건가. 대체 얼마짜리야 이 식사ㅋㅋ
역시나 기승전결의 하루였지만 그래도 여섯 째날은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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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lly miss Morocco...
ReplyDeleteI really miss Morocco...
ReplyDeleteWrong spelling, Monsieur K! :P
DeleteWhat is an outstanding post! “I’ll be back” (to read more of your content). Thanks for the nudge! woestijn marok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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