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7_CHEFCHAOUEN→MEKNES: The 3rd day





비가 와서 촉촉히 젖어있는 쉐프샤우엔의 아침.




아침식사는 숙소 건물 1층 응접실에서 먹어도 되고, 여기 주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서 먹어도 되는데 밖에 비가 와서 이동하기 귀찮은 관계로 편하게 숙소 건물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빙 하시는 분은 식당에서부터 비를 뚫고 음식을 날라야 했으니 번거로우셨겠지만 ㅡ,.ㅡ




이 곳이 그 응접실. 우리 옆자리에선 미국인 노부부가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인 듯 했다. 아주머니가 지금은 대통령이 오바마로 바뀌어서 괜찮은데 부시 시절에 여행 다닐 땐 창피해서 캐나다인이라고 뻥쳐야 했단 농담을 하시기도ㅋㅋㅋ




아침먹고 바로 체크아웃. 보통 우리 부부의 여행 코스나 일정은 내가 다 짜는데 난 어디 여행 가면 촉박한 일정에 쫓겨 대충밖에 못보더라도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봐야 하는 한국인 근성을 못 버리는지라 쉐프샤우엔에서 1박 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도 쉐프샤우엔이 큰 동네가 아니어서 어제 하루만에 충분히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다.



나무들도 나름 깔맞춤ㅎ



탐나는 우산! +_+
쉐프샤우엔에 짧게 있었을 뿐인데 낮의 모습과 밤의 모습 그리고 맑은 날 모습과 비오는 날 모습, 운좋게도 이렇게 여러 모습을 두루 보고 떠난다.




오늘은 메크네스Meknès까지 이동하는데 사실 메크네스는 마라케시까지 가는 길이 넘 멀다보니 중간에 눈만 붙이고 가려고 끼워넣은 곳이고 오늘 둘러볼 진짜 목적지는 메크네스 가는 길목에 있는 물레이 이드리스Moulay Idriss와 볼뤼빌리스Volubilis이다. 볼뤼빌리스는 북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로마유적지인데 모로코를 다녀온 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물레이 이드리스는 무슬림들에겐 종교적으로 중요한 도시지만 우리에겐 언덕 위의 하얀 마을이라는 그 풍경을 확인하러 가는 게 더 중요함ㅋㅋ

주차장에 도착해서 하루치 주차비 지불하고 출발했는데 한 1분 쯤 가다보니 갑자기 네비가 먹통이다. 아무래도 네비 앱을 껐다가 켜야겠는데 다시 시작하면 최초 한 번은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고, 주변에 인터넷 쓸만한 곳은 안보이고 해서 할 수 없이 원래 숙소로 돌아가 인터넷을 빌려 쓰기로 했다. 그래서 아까 그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려는데 안그래도 길이 미로같은데다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의 반대쪽으로만 진입 가능한 일방통행 길이 자꾸 나와서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 되돌아갔다.

나는 차에 남고 무슈K가 핸드폰만 가지고 숙소로 돌아가 한 30분은 지나서야 돌아왔다. 이젠 되는 거겠지 했더니만 출발하려는 순간 네비가 또 먹통ㄱ- 무슈 K는 다시 숙소로 되돌아갔고 나는 또 한 번 차 안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무슈 K가 너무 안 온다. 게다가 난 아까부터 화장실이 급했다... 참아보려 했지만 고딩 때 학교 화장실 가는 게 넘 싫어서 오전부터 계속 참다가 하교길에 급성 방광염 증세 겪었던 악몽이 떠올라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제법 큰 호텔 들어가서 화장실 좀 쓰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숙박객 아니라고 단호히 거절당해 하는 수 없이 나도 체크아웃한 우리 숙소로 되돌아갔다-_-;; 부부가 쌍으로 체크아웃 후에도 계속 인터넷 얻어쓰고 화장실 얻어쓰는 민폐를... 지금 생각해도 이 숙소의 넉넉한 인심이 고마울 뿐이다ㅋ

무슈K가 그렇게 오랫동안 뭘 하고 있었나 봤더니 네비앱을 업데이트 해봤는데 수십가지를 다운 받아야해서 시간이 엄청 걸리고 있는 것이었다. 근데 막상 업데이트 완료하고 나니 트라이얼 만료됐다고 뜨는 어이없는 상황이 됐다. 트라이얼 분명 7일이랬는데 우린 3일밖에 안 썼는데?? 짜증이 솟구쳤지만 별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유료 버전을 구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겠다는데도 어찌나 결제 과정에서 에러가 나던지... 옆에서 지켜보다 답답한 나머지 내가 해보겠다고 달라했는데 무슈K가 안넘겨줘서 난 더더욱 짜증+답답 폭발하는 상태로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다. 톰톰 맵을 그냥 구입해오는 거였는데 그 돈 좀 아껴보려다 홧병나 병원 실려갈 뻔. 암튼 우여곡절 끝에 겨우 앱 구입까지 하니 그제서야 네비가 제대로 작동을 한다. 이것이 그들의 상술이었나?

이번엔 목적지를 찍으려는데 역시나 이 네비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 주소나 건물 이름 등으로는 목적지 인식을 못한다는 이 단점이 다시 한 번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_- 그래서 구글맵에서 먼저 메크네스 숙소 위치를 찾은 다음 구글맵과 네비맵을 대조해가며 목적지를 찾으려는데 이번엔 길 이름 뿐 아니라 지도 모양마저 약간 다르다. 그래서 한참을 헤맨 끝에 결국 정확한 위치는 못찾고 근처로 짐작되는 곳을 대충 찍고서 출발하기로 했다. 디테일하게 찾아가는 건 일단 그 근처 도착한 후에 구글맵 보고 하려고 그 동네 구글맵도 다운 받음.

드디어 출발이다. 하지만 삽질하느라 시간을 너무너무 많이 버려서 마침내 쉐프샤우엔을 떴을 때는 이미 오후 2시... 지도 상에선 저 거리가 짧아보여도 산길이라 은근 오래 걸리는 길인데... 볼뤼빌리스 갈 순 있을까ㅠㅠ




문제의 네비 Sygic... 리뷰에는 트라이얼도 완전 잘 되고 쓰기 편하다고 써있었는데! 아놔... 정말 최악!
그래서 제 점수는요...
빵점이야 이것드라!!!!!  절대 비추!!


열받는 기분을 가라앉히고.. 이제 드라이브길 감상 모드로...
길가에서 풀 뜯는 양떼.



모로코의 흔한 '소 주의' 표지판.




진짜 소!



아버지는 나귀 타고! (응?)




모로코 드라이빙 중 재미있는 점 하나는 여기 사진에서처럼 트럭 뒤에 다른 차들이 줄줄이 소세지 같이 줄을 지어 가는 광경이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모로코 트럭들은 하나같이 시속 약 30km 정도의 속도로 느릿느릿 달리는데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저 앞을 기어가고 있는 이런 트럭들을 만날 경우 추월도 쉽게 하지 못하므로 함께 기어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대편 차선에서 일어나고 있으면 웃기지만 우리 차선에서 발생할 경우 답답해 속터짐ㅋㅋ 코너를 돌면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위협을 무릅쓰고 역주행해서 잽싸게 트럭을 추월하는 자들이 간혹 있는데 우린 그들을 용자라 불렀다. 우린 반대편 차선에 차가 없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추월했음. 쉐프샤우엔에서 오르막길 변속을 깨우친 무슈K는 여행을 거듭할 수록 수동 감각이 거의 완전히 돌아와 나중엔 앞차 추월할 때마다 기어 변경 해가며 가속 페달 밟으면서 아 이게 바로 그 '손맛'이라는 건가! 하고 외쳐댔다ㅡ.ㅡ



모로코의 흔한 오픈카 #1


모로코의 흔한 오픈카 #2


모로코의 흔한 오픈카 #3



가로수 길도 지나고



산도 지나고


너른 들판도 지나고...



안개가 끼었다가



비도 내렸다가...


이렇게 열심히 가다보니 볼뤼빌리스가 근처라는 이정표가 나타나긴 했는데 그 때 시간이 이미 4시~5시 무렵... 차라리 메크네스에 해 지기 전에 도착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볼뤼빌리스는 아쉽지만 건너뛰기로 했다. 어차피 유적같은 거, 아는 게 없어서 봐도 모르잖아... 하며 스스로를 위로ㅠ_ㅠ
밥도 안 먹고 달렸건만 결국엔 볼뤼빌리스는 못 가게 됐는데 배나 채우고 갈까 하여 근처 허름한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하지만 메뉴판 보고 겉모습과는 너무 다른 럭셔리 가격에 화들짝 놀라서 도로 나왔다ㅋㅋㅋ



걍 메크네스 얼른 가서 먹자 하고 다시 열심히 가던 길 따라 가는데 달리다보니 네비가 뭔가 이상했다. 아까 휴게소에서도 도착지까지 예상 소요시간이 50분 정도였는데 한 30분을 더 달렸는데도 거기서 절대 안 줄어드는 거였다. 내가 예상 소요시간이라고 생각했던 저 숫자가 다른 의미였나 혼자 헷갈려하다가 네비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니 우리 차 위치를 표시하는 화살표가 계속 화면 중앙에 떠있긴 한데 주변 지도가 절대 안 움직이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네비님은 시공간이 홀로 아까의 휴게소 부근에 정지해 계셨다는 말씀ㅡㅡ 그것도 모르고 우린 한없이 직진만 한 거였다. 네비 껐다 켰더니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예상 소요시간이 1시간 20분으로 늘어났다ㅠ



구글맵 확인해보니 이렇게 남쪽 메크네스 방향인 파란길을 벗어나 동쪽 케니트라 방향인 빨간길로 가고 있었음.



이번엔 메크네스 방향으로 제대로 들어섰는데 가다보니 요런 짜리몽땅한 나무숲이 나왔다. 근데 안개가 끼어있으니 묘하게 신비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리고 커브길을 돌았는데 돌자마자 뙇! 이런 광경이!! 사진으론 덜하긴 한데 저 마을이 그것도 안개를 뒤집어 쓰고 갑자기 나타나니 넘 멋져서 보자마자 무슈K와 둘이 우와아아앙!!!! 하고 소리 지름ㅋㅋ
근데 최근까지도 난 저기가 물레이 이드리스라고 철썩같이 믿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단정지은 건지 모르겠다. 물론 이 근방이 물레이 이드리스가 있을 위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이 마을 이름을 확인한 것도 아니었는데ㅡㅡ;;


무슈K는 넘 멋지다며 차에서 내려 비를 맞으면서도 촬영 감행.
나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비와 귀차니즘을 극복하기엔 너무나도 약하므로 또 혼자 차에 남음ㅋㅋ 근데 딴소리지만 비 올 때 차 세워놓고 그 안에 가만 앉아 있는 거 왠지 기분 좋다. 으흐흫~



근처엔 요런 예쁜 나무밭(?)도...


조금 더 가니 드디어 메크네스가 나왔다. 메크네스 시내 입성과 동시에 아까봤던 몽환적인 풍경들과는 바이바이하고 정신 없는 현실로 소환ㅎ 땅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차도를 마구 무단횡단하는데 메크네스가 더 큰 도시이니 그 수도 더 많았음 많았지 적진 않았다. 시내 들어설 때 이미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구글맵을 동원해도 우리 숙소로 가는 진입점을 못 찾아 한참을 같은 자릴 빙빙 돌다가 결국 날이 어두워졌고 비까지 계속 내리는 통에 안되겠다 싶어 지도를 좀 더 자세히 보려고 일단 차를 넓은 광장 같은 곳 앞에 잠시 세웠다.

예약해둔 리아드는 아무래도 메디나 안에 있는 모양이었다. 한 마디로 차 진입 불가라는 거. 그래서 좀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로 결정하고 무슈 K가 비스듬한 각도로 차를 출발시키는 순간 뒤에서 으아바랃ㅏㅣㄴ;ㅁ'ㅎ;ㅣ 하는 외마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쿵!하고 오토바이 한 대가 우리 차 뒷바퀴를 박았다!!! 헉, 한국에서도 친 적 없는 사람을 (오토바이를 타고 있긴 했지만) 모로코에서 치다니. 어두운 데다 비까지 와서 사이드미러며 백미러가 잘 보이질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무슈K는 사색이 되고 나는 사색곱배기가 되어 어떡해어떡해만 연발. 무슈K가 쫓아 나갔는데 오토바이 주인 아저씨는 크게 다치진 않은 듯 했지만 팔을 우리 차에 부딪힌 건지 넘어지면서 땅에 부딪힌 건지 연신 주무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교통사고 나면 서로 과실 물리려고 싸우는 판에 여기선 우리가 외국인이니까 더 불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무슈K 말에 의하면 아저씨가 괜찮으니 그만 가보라 했다는 거다. 후방차 과실 생각해서 혹시나 자신이 우리 차에 흠 난 것 물어줘야 될까봐 그랬던 걸까? 아저씬 거절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차에 탄 우리보단 오토바이에 탄 아저씨의 몸에 더 무리가 있었을테니 병원비라도 하시라고 손에 현금을 얼마 쥐어드렸다.

서로 그렇게 어물쩡 합의 본 후 현장을 벗어나 주차장을 향해 가는데 지나가던 다른 오토바이가 우리 차를 향해 뭐라뭐라 소리를 질렀다. 또 누굴 쳤나 싶어 깜짝 놀랐는데 우리 차 뒷쪽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오토바이 부딪혔던 자리가 뭔가 성치 않아서 그러는 듯 했다. 주차장에 도착해 차를 세워놓고 보니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진 않아도 휠엔 확실히 금이...ㅠㅠ




차 상태는 밝은 날 다시 점검하기로 하고 우리 숙소를 찾아 메디나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는데 늦은 시간이라 그곳의 상점들은 이미 파장 분위기였다. 그래서인지 삐끼도 없고, 우리가 헤매고 다녀도 아무도 별 관심을 안 보였다.

그나저나 구글맵 하나만 믿고 왔는데 아무리 전지전능한 구글맵이라도 모로코의 미로같은 메디나들까지 묘사하기엔 역부족인 듯 했다. 숙소를 통 못찾고 헤매다 결국은 어느 가게 아저씨께 여쭤봤는데 아저씨는 리아드 이름만 듣고 끄덕끄덕 하시더니 가는 방법을 술술 읊어주셨다. 이리로 쭉 가다가, 두 번째 아치에서 우회전 해서 또 쭉 가. 그러다가 돔이 나오면 거기서 또 우회전을 하고 그 길 따라 계속 가다보면 왼쪽에 그 리아드가 나올거야. 이런 식. 대체 어떻게 머릿 속에 그 지도를 외우고 계신 거지?;;

친절하신 아저씨의 설명 덕에 우리는 리아드 아티카Riad Atika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대문부터 커다란 것이 성 같은 느낌이었는데 여기 주인아저씨 말이 이곳은 정말 왕족들이 사는 성이었고 지금은 자기 부인이 상속을 받아서 리아드로 운영하고 있는 거라 했다. 그럼 아저씨가 왕자냐고 물었더니 자긴 아니지만 사모님이 공주라고!

이어지는 아저씨의 모로코 건축 역사 강의... 옛날 이곳 귀족들은 집에 누군가가 침입할 것을 두려워해 집벽도 굉장히 두껍게 짓고 창문도 바깥으로 내지 않았다 한다. 그래서 이 리아드에 있는 창문들도 모두 실내로만 향해있는 거라고. 난 지금 우리 플랏이 1층이라 블라인드 못 열고 사는 것도 답답해 죽겠는데 모로코 귀족들은 창문도 없는 집에서 평생 답답해 어케 살았을까...



아무튼 여기 응접실에서 아저씨가 주시는 민트티와 쿠키를 먹으며 숙박부를 작성하고, 현대차에서 기술교육자로 일하시느라 한국에 몇 년 간 사신 적이 있다는 아저씨 이야기도 들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여기 오는 동안 양말까지 쫄딱 젖어버려서 일단 신발 좀 말리는 동안 인터넷질ㅎ 이 리아드는 무료 와이파이가 응접실에서만 터진다. 이 곳은 우리 방이 있는 2층 응접실인데 불을 안 켜놓으니 칠흙같이 깜깜하다ㅋ


여담이지만 이 때 쉬면서 페북하는 동안 우리가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는 글을 올리려 했는데 무슈K가 그런 꺼림칙한 표현은 쓰면 안좋다고 못 쓰게했다. 평소에도 무슈K는 혼자만의 이상한 이유로 못하게 하거나 혹은 꼭 하게 하는 게 많음. 그래서 내가 별명을 지어주었다.



징크스 강.
덤으로 주제가도 있음. 징~징~징크스강!
징기스칸 노래에 맞춰 부르면 됨ㅋㅋㅋㅋㅋㅋ

합성 by 마담L.
원본 출처는 구글.




저녁을 먹으러 리아드 주인아저씨가 추천해주신 밀에윈느뉘Mille et une nuits 식당을 찾아 나섰다. 번역하자면 '1001일밤' 식당ㅋㅋ 약도를 들고 나오긴 했는데 여전히 미로같은 메디나... 또 어리버리 헤매고 있으니까 이번엔 지나가던 현지 여인이 불쑥 우리의 행선지를 묻고는 곧장 앞장서서 골목 요리조리 들어가 우리를 1001일밤 식당 앞에 데려다놨다. 그리고 식당 문을 노크한 뒤 안에서 사람이 나오자마자 인사도 없이 쿨하게 가던 길로 되돌아갔는데, 뭐랄까... 내가 지금껏 본 중에 가장 시크한 친절이었어ㅎㅎ



1001일밤 식당 내부. 다른 테이블에 외국인들이 앉아 있던 것으로 보아 이곳 역시 관광객 대상 식당으로 추정. 저 아이는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중 젊은 아주머니의 아기인 듯 했다.



주문 후 오렌지쥬스는 금방 나왔는데 식사가 하도 안나와서 거의 50분은 기다린 듯 ㅡ.ㅡ;;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기ㅋㅋ



소고기 미트볼 따진. 메뉴판에 갈은 고기가 들어갔다고 써있어서 주문받는 아이더러 돼지고기냐 소고기냐 물어봤는데 나중에 가만 생각해보니... 이슬람권에선 돼지고기 요리가 없지 참. 그애가 얼마나 황당했을까ㅡㅡ



로얄 꾸스꾸스. 나 원래 꾸스꾸스 그닥 안좋아했는데 이건 엄청 맛있었다. 무슈 K도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은 음식. 관광객 대상 식당답게 가격은 꽤 셌지만 그에 합당하는 맛이었다. 50분 기다린 것도 용서됨ㅋㅋㅋ
 


식사를 마치고 리아드로 돌아오니 밤 11시... 종일 네비랑 씨름 하다가 시간 다 보낸 것 같네. 여행 다닐 땐 네비에 돈 아끼지 말자는 교훈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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