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ith Blacklock Flower School




꽃꽃이로 유명한 영국이라 유명한 플로리스트들도 많아서 이들에게 전문가 과정이든 취미반이든 꽃꽃이를 배워가는 한국인 혹은 일본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나도 꽃다발 만드는 법이나 꽃병에 꽃 예쁘게 꽂는 법을 배워보고 싶다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는데 암만 원데이 코스라도 수강료가 만만치 않아 몇 번을 망설였다. 그러나 배움에는 때가 있는 법.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꽃꽃이를 배워보나 싶은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지르기로 맘을 먹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제인 파커Jane Packer와 제이미 아스톤Jamie Aston이 특히 잘 알려져 있지만 너무 잘 알려진 나머지 한국에도 이 둘의 플라워 스쿨 분점이 있는데다 제인 파커의 핸드타이는 내 스탈이 아니기도 해서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쥬디스 블랙록Judith Blacklock 플라워 스쿨을 알게 됐다. 이 할머니도 저 둘에 뒤지지 않게 유명한 플로리스트이긴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유명하지 않은 건 아님. 한국인 수강생이 많아서 홈페이지에 한국어 지원될 정도이니ㅋ) 특히 핸드타이 포장법이 내 스타일이여서 나의 첫 꽃꽃이 수업으로 이 곳의 원데이 코스를 택했다. 수업내용은 핸드타이와 꽃병꽂이Handtied and Flowers in a Vase. 딱 내가 배우고 싶었던 두 개가 모두 포함된 코스!

구구절절이 이야기 하기에 앞서 일단 요약본으로다가 24초짜리 로드무비 동영상부터 올리고 시작ㅎㅎ



http://www.youtube.com/watch?v=7T-whVfn7ew



나이트브릿지Knightbridge에 위치한 쥬디스 블랙록 플라워 스쿨. 이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나오는데 난 간판만 찍어놓고 플라워 스쿨 전면 사진은 깜빡했으니 이건 그냥 위의 동영상 참조 바람ㅋㅋ


10시 반에 시작인데 딱 10시 반 맞춰 가서 도착하자마자 수업에 돌입했다.
수강생은 총 10명 정도. 쥬디스 할머니가 직접 강의를 진행한다.
꽃꽂이 쌩초보였던 나는 정신 없이 따라하느라 바빠서 위의 동영상 제외하고 과정샷은 없음.



쨘! 제일 처음으로 배운 핸드타이. 오렌지 장미는 밀바Milva, 빨간 장미는 그랑 프리Grand Prix, 빨간 열매는 하이페리큠Hypericum, 초록 이파리는 레몬잎Salal tips이다. 그리고 저 수술이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이 생긴 주황색 꽃은 Nutorus라고 적어왔는데 아무래도 이름을 잘못 받아적은 모양. 인터넷에서 아무리 찾아도 안나온다ㅠㅠ 게다가 이 핸드타이 시간에 꽃씨를 나눠줬는데 홀랑 까먹고 안가져온 거 지금 깨달음ㅠㅠㅠㅠㅠㅠㅠ
 
암튼 스파이럴 잡는 거 진짜 궁금했는데 드디어 배웠다!!!!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이고 각자 따라하게 한 다음 돌아다니면서 잘들 하고 있는지 체크하는데 잘못한 게 있으면 가차없이 해체해서 첨부터 다시 잡게 한다. 난 첫 번째 땐 초록 이파리를 좀 올려잡는 바람에 다시 시도해서 두 번째에 무사 통과ㅋㅋ
 


포장은 이렇다. 물을 채워 넣어서 꽃이 싱싱하게 유지되도록 할 뿐만 아니라 물의 무게로 꽃다발이 이렇게 혼자 서있게도 한다ㅎㅎ 이제와서 보니 비닐이 꽃을 좀 더 감싸게 하고 줄기를 좀 더 짧게 잘랐으면 더  좋았을 뻔 했네. 아무튼 여기까지 하고 점심 시간이었는데 자리 비우고 온 사이 꽃다발이 서로 헷갈리지 않게 이름표를 붙여놓고 다녀왔다.



근처 웨이트로즈 가서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살짝 동네 구경하다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é를 발견했다!! 예전엔 파리의 피에르 에르메 본점 갔을 때 그 곳 마카롱이 유명한 줄 모르고 엄하게 다른 거 사먹었다가 나중에 엄청 아쉬워했는데 이제 아쉬워할 필요 없겠구만ㅎㅎㅎ



이건 뭐하는 가게인진 모르겠고 디스플레이가 예뻐서.


런던에서 제일 가는 부자동네답게 명품 가게가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데 이런 거는 눈이 즐거울 순 있어도 거주자에겐 매우 비실용적임. 허구헌날 명품 쇼핑할 거 아니잖아? 이런거 보다도 큰 슈퍼마켓이 가까이 있는게 무조건 최고!ㅋㅋㅋ


선데이 로스트Sunday Roast며 아침식사 서빙한다고 써있길래 가스트로펍Gastropub인가보다 싶어서 나중에 무슈K랑 식사하러 한 번 와야지 하고 찜해뒀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그냥 식당이었다. 그것도 아주 비싼 식당ㅡㅡ



오후는 화병꽂이 시간. 돌아와보니 꽃이 담긴 여러 모양의 화병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얘들은 잘된 예가 아닌 잘못된 예들이다. 잎사귀가 물에 잠겨있다거나 볼륨 및 길이 발란스가 안 맞는다거나 텍스쳐가 과하다거나 화병과 꽃이 안 어울린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있다. 이 외에도 화면 상으로 다른 좋은 예들과 나쁜 예들을 보면서 짤막하게 이론을 배웠다.



내 바구니에 담겨있던 실습용 꽃.


그리고 이것이 완성된 화병꽂이다. 꽃은 카네이션.... 그리고 이름 모를 이파리ㅡㅡ; 누가 알면 좀 가르쳐줘요...


화병꽂이는 조금 실망했다. 일단 화병이 넘 구려. 난 피쉬볼Fishball 화병에다 동그랗고 풍성하게 꽂는 방식이 좋은데. 하긴 그건 핸드타이의 스파이럴이랑 똑같은 방식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오아시스에 꽂는 법 정도는 가르쳐줄 줄 알았다구!



실습은 다 끝났고 이제부터는 선생님 혼자서 화병꽂이 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보여줬다. 다만 처음의 이 침몰하는 장미(?)는 선생님 대신 어시스턴트가 시범을 보였다.



이제부턴 모두 쥬디스 선생님 작품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꽃꽂이.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컨템포러리 스타일?!





호박으로도 꽃꽂이ㅋㅋㅋㅋ 근데 호박이 꽃모양이다. 신기방기.



순식간에 척척 만들어내는 쥬디스 선생.


요거 참 예뻤다. 나보고 이런 디자인 생각해내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은데...


마지막 작품. 리스 틀을 이용한 꽃꽂이.


이렇게 수업은 마무리 되고...



내가 만든 핸드타이와 꽃병 둘이 나란히.


담아가라고 가방도 나눠줬다.

총평을 하자면 위에 언급한대로 핸드타이 수업은 만족스러웠으나 꽃병꽂이 수업은 좀 아쉬웠다. 핸드타이만 따로 하는 이브닝 클래스나 주말 클래스가 있는데 이건 수강료가 더 저렴하므로 굳이 꽃병꽂이 시연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걸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이론적인 지식도 우습게 볼 게 아니란 생각도 들고. 식물마다 특성이 있고 그에 따라 다뤄야 하는 방법이나 서로 어울리는 꽃들이 다 다른데 난 꽃이름, 풀이름 조차 모르니ㅡㅡ;; 아무튼 오늘 배운 거 안까먹게 앞으로는 종종 꽃을 사다 잡아봐야지ㅎ
 
 
+덧,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이 할로윈데이Holloween day였다.


이렇게 치장을 해놓은 집도 보이고



이 악마 분장한 꼬마는 길가는 사람 막아서고 Trick or Treat을 하더라는.
귀엽긴 한데... 준비 안된 사람들에게 그러면 뭐 얻을 게 있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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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쥬디스 아주머니 카리스마 있어 보이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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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누가 수업내용 동영상으로 녹화할라하면 카리스마 있게 동영상은 안돼욧! 하고 외치더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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