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West End's theatre: The Mousetrap





여지껏 런던에서 뮤지컬은 여러 번 보기도 했거니와 런던의 웨스트 엔드West End 는 곧 뮤지컬이라고도 줄곧 생각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누군가 이 곳 런던에서 연극을 보러 간다 하기에 팔랑귀인 나는 그 얘기에 금세 솔깃해져서 갑자기 영국 연극도 한 편 쯤은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리저리 알아보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작품이 더 마우스트랩The Mousetrap, 우리나라엔 쥐덫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그 유명한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초등학교 때 이 소설을 읽었는데 내 생애 첫 추리소설이기도 했지만 자세한 줄거리나 범인의 정체는 기억을 못해도 결말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느낌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다만 작가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인 줄은 이 연극 정보 찾아보면서야 알았는데, 우연찮게도 요즘 오디오북으로 짬짬이 듣고 있던 책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예고 살인A Murder is Announced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갑자기 인연이 닿는 크리스티 여사ㅎㅎ 어쨌든 어제 무슈K에게 말을 꺼냈더니 연극에 관심이 전혀 없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당장 예매하라고 해줘서 그 다음 날인 오늘, 급조로 연극 데이트를 다녀왔다.
 
예매한 연극은 저녁 7시 반 시작. 무슈K의 수업은 5시 반은 되어야 끝나고 내 학원은 2시 반에 끝났기에 옥스포트 스트릿Oxford Street에서 리젠트 스트릿Regent Street 을 지나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까지 설렁설렁 걸어갔다. 런던을 서울에 비유하자면 옥스포드랑 리젠트 스트릿은 강남역 사거리 수준. 다시 말해 항상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곳이기에 평소 이 동선으로 걷는 걸 그닥 선호하진 않지만 오늘은 특별히 목표로 하는 바가 있었다. 그건 바로...



고디바Godiva 매장! 일본아줌마라는 분의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고디바에서 파는 초코릭셔 다크 초콜렛 트리플 카푸치노Chocolixir Dark Chocolate Cappuccino 음료가 그렇게 맛있다길래...☞☜
이 앞을 많이 지나다니긴 했지만 뭘 사러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에 들어갔다 나온 내 손에 뿅 들려있는 초코릭셔ㅋㅋ 그런데 그 트리플 카푸치노 뭐시기인가 하는 건 없어서 그냥 밀크 초콜렛 초코릭셔를 주문했다. 아무래도 그건 고디바 아시아 지점에만 있는 메뉴인가보다ㅠ 요새 다이어트 한다고 하루 두 끼 중 한끼는 플레인요거트+오트밀로 때우는 주제에 보기만 해도 살찌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이 열량 덩어리를 먹는다는 게 넌센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죽기 전에 한 번은 먹어보고 싶었다ㅡㅡ
그래서 그 맛은 어땠냐하면...느무 달아... 달아도 느무느무 달아! 달아서 속이 메슥거릴 정도ㅠ 아무래도 트리플 카푸치노 그것만 맛있는 건가봐ㅡㅡ;;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근처의 대형 서점인 워터스톤즈Waterstone's. 이번 주말에 또 사촌자매님 보러 파리 가기로 했는데 이제 파리 시내 말고 파리 근교나 둘러볼까 싶어 정보 수집차 가이드북 좀 보려고 들렀다. 그러나 이내 여행책 코너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 서점의 진가를 알아차렸는데...



공짜 만화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점의 정숙한 분위기를 해할 수 없어 무소음 카메라 어플로 찍었더니 화질이 이 모냥임.
만화 코너가 있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늘 자세히보니 우리나라 서점에서와는 달리 만화책에 비닐이 씌워져있지 않은 거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편안히 독서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있음.



한국에서 무슈K랑 애용하던 데이트 장소가 만화방이었는데ㅋㅋ 둘이서 앞에 만화책 한 무더기 쌓아놓고 하루종일 읽던 추억. 왠지 집에서 읽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지. 언제 함 무슈K를 데려가야겠다. 비록 여기선 짜장면이나 야식 같은 거 시켜먹진 못하지만.




무슈K 도착시간에 맞춰 극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가는 길목에 있는 레스터 스퀘어Leicester Square에 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꺅꺅대고 있었다. 여기 있는 오데온Odeon 영화관에서 툭하면 뭔 홍보 행사를 해대서 열 번 지나가면 여덟 번 정도는 사람들이 연옌 구경하려고 모여있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저번엔 원다이렉션One Direction이 와서 십대 여자애들 비명지르고 난리더니 오늘은 누구?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햄식이!!
 


배우들 보고 짐작 가능하지만 무대 뒷쪽에서 확인 사살(?)해보니 역시 천둥의 신 thㅗ르 영화 홍보 행사 중.
 
근데 무대 앞쪽은 이미 군중들이 장악을 했고 뒷구녕이나 개구녕은 경찰들이 지키고 서있어서 못들어가는데 그렇다고 내가 저 인파에 섞여 인내심 있게 줄 서 기다릴 위인도 못되므로 결국 배우들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순 없었다. 반경 100미터 이내에 있는 연예인을 현장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보는 거랑 지구 반대편에 있는 연예인을 생방송 티비로 보는 거랑 대체 무슨 차이일까~요? ㅡ,.ㅡ



연극 시작 1시간 전에 무슈K와 재회하여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들른 M&S. 여기 푸드 코너 음식들이 가격 대비 맛이 좋아서 요즘 종종 애용 중이다. 이 햄버거도 얼핏 보면 별 거 안 든 것 같지만...


고기가 엄청 실해!! 고기 두께 때매 10파운드 짜리 바이론Byron 버거보다 4파운드 짜리 이 m&s 버거가 더 좋음ㅋㅋ



공연이 펼쳐질 세인트 마틴St. Martin's 극장. 이 사진 잘 보면 무슈K가 있다. 아주 잘 보면ㅋ



나만 제대로 기념 사진ㅋㅋ


세상에서 가장 오래 공연된 연극 어쩌고 하면서 50주년 때 기념으로 극장 건물에 달아놨나보다. 그런데 올해는 60주년이라는 거!

극장 안에서는 촬영 금지이므로 무대 사진은 음슴. 너무 롱런한 연극이라 그런지 평일이라 그런지 객석이 꽤 비어있어서 내가 괜히 배우들에게 미안했다;ㅁ; 우리 자리는 2층 드레스 서클Dress Circle 맨 앞줄이었는데 무대가 시원하게 잘 보여서 좋았다.

연극에 대해 짧게 리뷰를 하자면 추리소설이 원작이다보니 반전 있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그래서 무대 인사 때도 출연진이 관객들에게 이제 여러분도 모두 공범이에요. 밖에 나가서 누가 범인이라고 말하기 없기!라며 비밀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데, 다만 나는 까먹은 줄로만 알았던 범인이 연극 보던 도중 퍼뜩 생각나버리더라는 거ㅡㅡ 몰랐다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비록 내용을 전혀 모르고 본 무슈K는 결말이 너무 시시하게 끝나버렸다는 평을 했지만 말이다. 사실 내 생각에도 원작이 마무리를 더 긴장감 있게 잘 했던 것 같아. 아무튼 뮤지컬과 다르게 연극은 배우들 연기에 초점을 두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미국 배우들은 얼굴로 배우되는 경우가 많다지만 영국 배우들은 대부분 여기 웨스트 엔드에서 연극으로 먼저 실력을 다진 후 스크린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니 그런 면에서도 영국 연극을 본 의의가 있달까? 혹시 아나? 오늘 본 배우들 중 누군가 나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될지.



우리가 본 공연은 25,385번째 무대!


직접 무대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여기 내 뒤에 걸린 딱 이런 분위기의 무대랍니다. 저 커다란 창문 하나만 가지고도 폭설이 내리는 배경 기후나 밤과 낮의 시간 변화를 잘 나타냈었지.


나의 첫 웨스트엔드 연극 관람을 주제로 글을 썼는데 어쩐지 잡설이 더 많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ㅡㅡ^
오늘의 나들이는 이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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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짜장면이나 야식 못 시켜먹으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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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만화 대여(?)료 공짜니까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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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헐 히들이!! 같은 공간에 있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 'ㅅ')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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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엉 히들이랑 같은 공기를 마셨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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