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January 2014

Complete Italian Cookery Courses: The 4th day






라 쿠치나 칼데시 4번 째 수업날. 오늘의 주제는 미트! 꼬기!!
정말 제대로 메인 디쉬를 배우게 되는구나 싶은 느낌이다.



먼저 국민 고기 치킨. 이 치킨으로는 뽈레또 리피에노 디 우바Polletto Ripieno di Uva를 만들 거다. 사실 이태리어를 쥐뿔도 모르므로 저렇게 발음하는 게 맞는지조차 모르겠음. 근데 이탈리안 요리 교실이니깐 이태리어로 써줘야 할 거 같아성ㅎ 포도로 속채운 치킨Stuffed Chicken with Grapes이라고 한다ㅎ


스테파노 선생님이 가르쳐준대로 닭고기 분해 작업 중...


내가 분해한 닭고기. 웨이트로즈에서 배운 건 부위별로 완전 나누는 방식이었는데 얘는 각 부위들이 떨어지지 않고 연결돼있도록 몸통뼈만 발라내는 방식이었다. 그래도 나름 선행학습했다고 혼자 일찍 끝냈더니 옆에서 버벅대던 애들이 나보고 막 어케 하냐고 물어봄. 그리고 이 닭 해체 스킬 하나로 난 졸지에 이 날부터 요리 잘하는 L이 되었다ㅡㅡ (근데 이번 해체 방법은 복습을 안해서 지금 하나도 기억 안난다는 게 함정ㅠㅠ)


1인 1닭 맡아 손질 후 소금, 후추로 간해서 재워놓음.


치킨 속 만들기. 재료는 빵가루, 양파, 마늘, 후추, 파슬리, 세이지, 버터, 화이트 와인 그리고 청포도.


완성된 속을 요렇게 닭 위에 올려놓는다. 또 잠깐 딴 얘기 하자면 웨이트로즈 쿠커리 스쿨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왜 다들 로버트 웰쉬 칼을 쓰는지... 요리스쿨 쪽으로 협찬을 해주나? 암튼 요리 배울 때 자꾸 이 칼을 쓰다보니 얘가 내 칼보다 더 좋아보이고 쓰기도 더 편한 거 같구 막 탐난다. 근데 알고보니 혼수장만할 때 뭣도 모르고 남들 따라 샀던 내 츠빌링Zwilling 칼이 이거보다 훨 비싸다는 게 반전..ㅡㅡ


속 채운 닭을 오므려주면 요렇게 찹쌀 채운 삼계탕 같은 모냥 완성. 꼬아 준 다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한쪽 발목에 칼집 내서 다른 발목을 끼워준다. 잠시만여~ 오븐 들어가시기 전에 올리브 오일 맛사지 하시고 소금&후추로 스크럽 하구 가실게여~~


오븐에서 구워지는 중간 중간 좀 건조해지는 거 같으면 화이트 와인으로 바스팅basting 해준다.


굽는 시간은 대략 40분~1시간 정도로 닭의 크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온도계 푹 찔러보아 80도 이상이면 다 익은 거라고. 새로이 알게된 사실이다. 저번에 헤어Hair라는 헤어드레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7센티 넘는 후까시 만들기 경연할 때 심사위원이 완성된 후까시 높이 잰다구 뾰족한 스틱을 자꾸 모델 머리에 찔러 넣으니까 진행자가 지금 이건 칠면조가 아니라구 뭐라 했던 게 이런 의미였나봄ㅋㅋ


완성된 뽈레또 리피에노 디 우바 되시겠습니다ㅋㅋㅋ


이거슨 토끼 고기. 내 블로그는 방문자도 거의 없고 검색에 노출될 일도 거의 없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 심신이 허약한 네티즌이 이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고 충격받아 날 고소미 먹일까봐 혀 빼물고 있는 토끼 머리는 블러 처리함. 하지만 닭고기도 돼지고기도 소고기도 다 머리는 떼고 파는데 유독 토끼고기만 머리를 붙여 파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 노란 고기는 뭐였지???? 닭도 오리도 칠면조도 아녔는데... 거위인가?;; 암튼 토끼와 이 이름 모를 새는 아로스토 미스토Arrosto Misto라는 요리를 위해 희생해주었음. 발음은 역시 야매. 번역하자면 사냥꾼이 잡아온 사냥감 냄비 구이Pot-roast Hunter's Catch (이태리어로는 분명 2음절인데 왜 해석하니 2배 3배가 되는 걸까요?)


고기를 먼저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샐러리, 당근 등 각종 채소와 월계수잎, 로즈마리 등 각종 허브를 투하하고 화이트 와인 및 육수를 고기가 잠기도록 부어 뚜껑을 비스듬히 덮은 채로 졸인다.


이건 또다른 요리, 브라사토 알 바롤로Brasato al Barolo 되시겠음. 바롤로 와인으로 삶은 소고기Braised Beef with Barolo Wine란다. 사진 상으론 잘 안보여도 위에 흩뿌려져 있는 야채 외에 소고기 덩이에 칼집 내 박아넣은 당근과 샐러리들도 있음. 얘도 위의 사냥꾼 요리랑 방법이 비슷한데 고기 겉면을 먼저 노릇노릇 익힌 후 레드 와인을 한 병을 다 들이부어 조금 졸였다가 토마토 퓨레 넣고 육수를 한 가득 부어 또 약 2시간 가량 졸이면 된다. 레드 와인은 꼭 바롤로 와인일 필요는 없고 풀바디 레드와인이면 되는데 사실 정석대로 하자면 고기를 와인에 하루 전날부터 재워놨다 요리하는 것이 더 깊은 향과 쫄깃한 식감을 낸단다.
잠깐... 근데 나 이거 설명 적고 있으니까 레드와인이 급땡기자나. 아... 현기증나ㅡㅡ


위의 두 요리에 사용된 야채 육수. 새 야채를 넣기도 하지만 요리에 쓰이고 남은 껍질, 꼭다리 등도 다 넣어 우려낸다.


팔팔 끓여낸 진한 빛깔 야채 육수. 체로 걸러 쓰면 됨. 사실 레시피에는 닭육수를 쓰라고 나와있었는데 가르칠 때도 계량스푼, 계량컵 따위 쓰지 않는 자유요리주의자 스테파노 쌤은 야채 육수를 넣으심.


스테파노 쌤이 얼마나 자유계량주의인지는 이 날 사이드로 만든 메쉬드 포테이토의 일종인 퓨레 디 파타트 콘 파르미쟈노Puré di Patate con Parmigiano를 보면 더 확연히 알 수 있음. 잠깐 딴소릴 하자면, 내가 웬만한 새로운 요리 도구 보면 다 탐을 내는 사람인데ㅋㅋ 이 감자 으깨는 도구는 필요 이상으로 무식하게 커서 하나도 탐이 안나더라ㅡㅡ


으깬 감자에 파마산치즈, 버터, 소금, 후추 대충 넣고 넛맥도 갈아넣고...


최종적으로 우유 왈칵 왈칵 부어넣다가 너무 많이 넣어버린 스테파노쌤ㅋㅋ 메쉬드 포테이토가 곤죽이 됐음ㅋㅋㅋㅋ 혼자 중얼중얼 왓 어 스튜피드 함서 자책하심ㅋㅋㅋ


다시 고기로 돌아와서... 이번엔 살팀보카 알라 로마나Saltimbocca alla Romana! 파르마 햄으로 감싼 송아지 고기Veal Parcels with Parma Ham 되시겠심다... 살팀보카 자체가 햄으로 감싼 송아지 고기라는 의미라는데 알라 로마나는 왜 붙는지. 로마나는 동네 이름인 거 같구, 알라는 전치사의 일종인 거 같긴 하지만 불어에서 철자 비슷한 단어 aller와 비슷한 뜻이라 친다면... 간다는 의미인가? 로마나로 간 살팀보카......?ㅡㅡ
내 포스팅이 산으로 가기 전에 다시 본론으로 오자. 먼저 송아지 에스칼로프escalope 위에 세이지 잎을 3~4장 올려놓고 다시 그 위에 파르마 햄을 잠든 연인 이불 덮어주듯 예쁘고 평평하게 덮어준다. 그 다음 이 송아지 요 깔고 햄 이불 덮은 세이지들의 평화로운 잠자리를 두 장의 클링 필름 사이에 놓은 뒤 쇠망치 같은 걸로 힘차게 후드려 패 아주 납작하게 만들어주면 살팀보카 준비 과정은 끝! 설명이 공교롭게도 뭔가 반사회성 인격장애자 같아 보이지만 나 그런 사람 아닙니다.


위의 과정은 고기를 다져 얇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 외에도 송아지 에스칼로프와 세이지, 햄이  엉겨붙어 떨어지지 않게끔 하는 목적도 있음. 이렇게 한 마음 한 몸이 된 쌩 살팀보카에 후추 한 번 쳐주고 밀가루를 얇게 입혀 올리브 오일 두른 논스틱 후라이팬에 굽는다. 양면 다 노릇노릇해지면 기름을 따라 버리고 화이트 와인과 버터를 넣어 졸여낸다.


완성된 살팀보카 알라 로마나! 화이트와인과 버터는 이런 소스 상태가 될 정도로만 졸여서 곁들여 낸다.


마지막 꼬기 요리. 기본 중의 기본 스테이크! 이태리식으로는 무려 타글리아타 디 만쪼 콘 라 루꼴라Tagliata di Manzo con la Rucola!! ㅋㅋ
루꼴라 하니까 생각나는 추억 하나... 영국 와서 로켓Rocket이라는 풀이 느무느무 맛있는 거임. 무슈K에게 이 풀 넘 맛난다구 하며 보여주니깐 무슈K가 아~ 루꼴라?? 했는데 내가 당당하게 아니야. 로켓이야. 라고 했음. 로켓하고 루꼴라가 같은 건 줄 몰랐던 무식 돋던 시절ㅋㅋㅋㅋ 근데 원래 음식 재료 이름은 그걸 가장 처음 내 손으로 사서 요리에 썼을 당시에 머물렀던 나라의 언어로 각인되게 돼있음. 내 평생 처음 부모님 떠나 기숙생활 해본 게 프랑스라 꽤 많은 야채 및 치즈, 향신료 이름을 영어보단 불어로 더 잘 기억하고 있고 영국 와 처음 요리에 써 본 루꼴라도 그런 케이스. 전에 이미 한국에서 루꼴라 피자도 먹어봤건만...ㅠ 그래, 이건 마치 새끼 오리가 알을 깨고 나와 처음 본 상대를 어미로 각인하는 것과 같은 그런 이치인거지! ......뭐래ㅡㅡ
아무튼 이름은 마치 무슨 이탈리아 귀족 같지만 알고보면 로켓과 파마산을 곁들인 얇게 썰은 그릴드 스테이크Thinly Sliced Grilled Beef Steak with Rocket라는 뜻임.


굽는 거는 뭐 웨이트로즈 퍼펙트 스테이크 코스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음. 엄지와 맞닿는 손가락이 검지냐 중지냐 약지냐 새끼냐에 따라 엄지 두덩 근육을 눌러보았을 때 딱딱한 정도도 변하는데 이게 스테이크의 레어rare, 미듐레어mid-rare, 미듐medium, 웰던well-done 상태 딱딱한 정도와 상응한다는 것. 다만 머리로는 알아도 집에서 막상 이 이론 가지고 해봤자 항상 레어로만 구워져 나오던데 요리 학원에선 완전 잘 구워짐. 이건 내가 사랑하는 미듐 레어 상태.


이건 미듐 상태.


구워서 얇게 썰은 스테이크 위에 루꼴라 얹고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네가로 드레싱.


그리고 파마산 치즈를 뿌리면 끝. 이 요리는 구워 나오자마자 다들 게눈 감추듯 집어 먹어버림ㅎㅎ


또 다른 사이드 디쉬 카볼로 네로 콘 페페론치노 에 알리오Cavolo Nero con Perperoncino e Aglio를 위해 블랙 케일 삶는 모습. 칠리, 마늘과 함께 기름에 볶아낸 검은 케일Sauteed Black Kale with Chilli and Garlic요리라는데... 아 보자보자하니 별 거 아닌 것들이 자꾸 뭔 말이 이렇게 길어... 그럼 시금치 나물은 파와 마늘, 소금, 깨, 참기름에 버무려낸 데친 시금치 요리니? 그러고보니 심지어 레시피노트에 이 요리를 케일 대신 시금치로 대체할 수 있다고 쓰여있음ㅋㅋㅋ



요리는 이제 끝. 이제부터 라 쿠치나 칼데시의 만찬 시작ㅎㅎ 메인은 이태리식 삼계구이랑 살팀보카. 거기에 곤죽이된 메쉬드 포테이토와 야채 샐러드, 케일 나물을 곁들였습니다. 그리고 와인은 언제나 무한리필.


확대샷.


이건 위에 요리 다 먹고 난 접시에 덜은 거라 좀 지저분해 보이긴 해도 아직 입은 안댄 상태의 사냥감 요리. 평소 흔히 먹던 고기가 아니면 찜찜해 잘 못 먹는 탓에 맛만 살짝 보았다. 토끼고기는 처음이었는데 소나 돼지 닭보다 좀 더 쫄깃쫄깃하다는 느낌이 들었음. 맛이 특별히 더 있는 줄은 모르겠고.


이 날 요리 중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묻는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요리 시간 젤 짧았던 기본 스테이크 요리가...ㅋ;;
사실 난 어릴 땐 고기반찬 없음 밥도 안 먹을 정도로 육식주의자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다행히 고기에 대한 식욕이 떨어져가는 편이다. 여기서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육류 소비를 위한 가축 대량 사육에 큰 거부감이 있어 육식은 가능한 한 절제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이거 뭐 이번 수업 시간 잘 먹어놓고서는 뒤돌아 입 싹 닦고 성인군자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걍... 노력은 미흡하지만 내 맘이 그렇다고☞☜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이 날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준 닭고기, 토끼고기, 새고기, 소고기들에게 감사를 하는 것으로 이번 포스팅을 끝낼까 한다.
얘들아 너희 몫까지 열심히 살게. 부디 극락왕생하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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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급 배고파진다... 난 그래도 토끼고기는 좀... 예전에 상어 맑은국을 어머니가 해주셨는데, 먹는 내내 죠스가 생각났다는... 토끼고기는 아마 피터래빗이 생각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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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어맑은국이라니... 역시 어머님!ㅡ.ㅡbㅋㅋ 원래 동물들도 얼굴이 귀여운 순으로 불쌍하지. 어쩔 수 없어. 에잇 더러운 세상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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