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elle @Royal Opera House




런던에서의 무슈K와 내 문화 생활은 웨스트 엔드 뮤지컬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러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에 눈길을 주게된 우연한 계기가 발생하였다.



호빗보러 영화관 갔다가 바로 이 광고를 본 것!! 사실 얘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지젤을 생방으로 영화관에서 상영해주는 것에 대한 광고이긴 했지만 어쨌든 덕분에 오페라하우스에서 지젤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것이다.

대학 시절 무용의 이해와 감상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 교수님이 각종 발레 공연 DVD를 많이 보여주셨다. 그 수업에서 보고 감동 받았던 공연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젤Giselle! 낭만주의 발레가 내 스타일이기도 했지만 2막의 군무가 너무 멋있어서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그 이후로 지젤을 한 번쯤은 꼭 유명한 발레단의 실황 공연으로 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마침 이 광고가 내 레이다망에 걸린게다. 생각해보니 로얄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도 런던 뜨기 전에 한 번 쯤은 방문해줘야하지 않나 싶기도 했고. 영국에 있는 동안은 여기서 할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 나의 사명감 아닌 사명감...ㅡ.ㅡ 아무튼 이런 각종 핑계들 하에 바로 예매에 들어갔다.

로얄 오페라 하우스의 티켓 예매는 공식 사이트 http://www.roh.org.uk/ 에서 가능하다. 지젤이 인기 공연인지 이미 대부분의 공연에서 좋은 자리는 다 매진이었고 사이드 쪽 좌석밖에 남아있질 않았다. 그런데 티켓 가격이 정말 ㅎㄷㄷ... 안좋은 자리 가격이 웨스트엔드 뮤지컬 웬만큼 좋은 자리 가격임ㅠㅠ 근데도 표가 없어서 못판다니 런던 영화관이 텅텅 비어있는 이유가 있었어. 애들이 죄다 뮤지컬이며 오페라, 발레며 이런 것만 보러 다니나봐ㅡㅡ



예매 시 자리 선택 화면은 이렇다. 원하는 자리를 누르면 이 자리에서 바라본 무대 뷰가 좌측에 사진으로 나타남. 지금 이 화면은 지젤 예약할 당시의 화면은 아니지만 우리가 앉은 곳과 대충 비슷한 자리를 선택해 본 것이다. 실제 우리 자리는 지금 화면에 선택된 이 자리보다 세 줄 뒤긴 했는데 무대 뷰 사진은 이거랑 크게 다르지 않았음. 뷰가 나쁘진 않은 것 같았고 남아 있는 티켓면에서나 가격면에서나 그닥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하여 공연날인 18일 오페라 하우스 앞에 당도~! 나름 화창하고 춥지도 않았던 겨울날씨.


처음이기도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념사진을 꼭 남겨줘야 한다. 발레 공연 보러 간다고 일부러 발레리나 머리 했음. ㅇㅇ 인정함ㅋㅋ 몸매는 발레리나가 아니라 미안합니다.
사진찍고 나서 내 뒤로 보이는 문을 통해 오페라 하우스 안에 들어갔는데 여긴 공연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쪽이라 티켓부스가 없어서 다시 나와야했다.


여기가 티켓부스와 가까운 입구!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표가 남아있다면 말이지) 예약을 했다면 콜렉팅은 이 곳에서.


표를 찾고 입장한 오페라 하우스 내부 복도. 걍 이런 분위기라구...


우리 자리에 착석하여 정면을 바라보면 이런 뷰이다. 가운데 저 자리들... 손을 내밀면 닿을 듯 가까운 곳이지만 액수 차이는 그렇지 아니하지ㅡㅡ



무대 쪽을 바라본 뷰... 사이트에서 사진으로 본 것보다 훨~~~~씬 답답했다ㅠㅠ 천장이 많이 튀어나와서 윗쪽 시야도 확보가 잘 안될 뿐더러 가장 문제는 무대 왼쪽이 생각보다 많이 안보임;; 그래서 무용수가 왼쪽에서 알짱거리고 있음 하나도 안보였다. 설마 안보이는 부분이 있도록 자리 배치를 해뒀을 줄이야............



공연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으므로 감상평은 인터넷에서 펌질한 사진들과 함께 하겠음ㅎ(출처는 포스팅 하단 참조) 우리가 본 지젤의 프리마돈나가 이 발레리나, Natalia Osipova였던 것 같은데 무슈K는 지젤 외모가 별로라 극에 몰입이 잘 안됐다고 함ㅋㅋ 내 시력으론 무용수들 얼굴 보이지도 않더만ㅡㅡ 연기자 외모가 극의 몰입에 중요한 요소인 건 나도 부인 못하긴 한데 원래 재색을 겸비하기가 쉬운 게 아녀~!ㅋ



그리고 1막에서 무슈K의 또하나의 불만은, 대부분의 발레리나들이 입고 나온 이런 스타일 치마가 꼭 절인 배추 같아서 이상했다곸ㅋㅋㅋㅋㅋ


이런 옷의 지젤이였으면 좀 괜찮아쓰까...ㅡ,.ㅡ

그래도 난 1막이 그리 나쁘지 않았음. 지젤이 꽃점 치는 것도 귀여웠고, 실연당해 미쳐 날뛰다 죽는 연기도 꽤 뭉클하면서 볼만 했고.


그리고 이것은 1막과 2막 사이 휴식시간에 사먹은 아이스크림. 별 기대 안했는데 이게 너무 맛있는 거였다!! 무슈K와 나 둘 다 한 입 먹고 깜짝 놀람ㅋㅋ 평생 먹어본 중에 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고 계속 감탄하며 먹었다.


각자 다른 맛을 먹었는데 둘 다 맛있었지만 선호도가 갈렸음. 무슈K가 좋아한 스템 진저Stem Ginger 맛. 무슈K는 원래 생강이 들어간 디저트류를 다 좋아라 한다ㅋㅋ


내가 좋아한 골드 메달 바닐라Gold Medal Vanilla맛. 흐미.. 늠 맛있는데 공연장 안에서는 못 먹게 해놔서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허겁지겁 먹었따ㅠ 1막 끝나고 무슈K에게 물어보니 지젤 이야기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고 있었다길래 막 날조로 줄거리 요약까지 말해주느라, 아이스크림 빨리 먹어치우느라 바빴음;;


그리고 대망의 제2막이 시작... 신비롭고 몽환적이면서 웅장함마저 감도는 군무를 볼 수 있는 2막!!


그런데 2막에서 무용수들이 자꾸 왼쪽으로 사라져 한참을 안나오길래 뭐하나 했더니만... 하필 무대 좌측에 지젤 무덤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 자리에선 왼쪽이 잘려 안보였으므로 무덤 앞에서 요래 춤추는 것도 당연 안보임ㅡㅡ



뭣보다 하이라이트인 군무가!! 처녀귀신들이 좌우로 나뉘어 각맞춰 추는 군무가!!!! 왼쪽 무리는 무대 가운데로 나오지 않는 이상 보이질 않아 완전 낭패였음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군무 씬은 내가 예전에 DVD로 본 지젤만도 못했다;;



그래도 리뷰 쓰느라 사진 찾아보다보니 이 발레리나가 잘 추긴 한다... 동작도 예쁘고.



군무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쉽긴 했지만 2막의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는 잘 표현을 한 것 같다. 무슈K도 1막은 별로였는데 2막은 분위기도 독특하고 괜찮았다 했음.


공연과 무대인사까지 다 끝나고 나와서... 멍때리며 보고 있는 것은?



어느 오페라 무대를 재현해놓은 미니어쳐 셋트장.


무슈K 기념사진 한 방 찍어드림.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아까 그 아이스크림이 싼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 아니면 먹을 수가 없으니까 나가는 길에 하나씩 더 사먹으려고 했는데 파는 곳이 안보여서 물어보니 그건 원래 공연 중간 쉬는 시간에만 파는 거란다. 럴수럴수이럴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와서 오페라 하우스 전경 사진이나 한 장. 전에 이 앞을 지나다닐 때 밖에서 이 창문을 통해 실내를 보면서 반대로 건물 안에서 창밖을 한 번 내다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공연 보러가서는 저 창가 쪽에 가볼 생각도 못했다ㅡㅡ


공연 한 번 보고 난 소감으로, 오페라 하우스는 이번이 영 마지막이 될 것 같으니 기념사진이나 한 번 더...ㅋ


사진에 집중 못하고 있는 무슈K ㅋㅋ


로얄 오페라하우스 지젤 관람 후기를 요약하자면...
1. 로얄 오페라 하우스 아이스크림이 참 맛있다.
2. 그런 아이스크림을 먹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오페라 하우스 경험의 가치는 충분했다.
3. 하지만 공연만 생각했을 때는 정면의 좋은 자리가 아닐 바에야 차라리 영화관에서 생방해주는 거 보는 게 훨 나았을 뻔.
4. 누구 거기 가시는 분 아이스크림 좀 사다줘여.

이상 끝!







* 1막 리뷰 참조 사진 출처:
www.balletnews.co.uk
www.theguardian.com
www.classicalcoaching.com

 * 2막 리뷰 참조 사진 출처:
www.dancetabs.com
www.ballet.co.uk
www.balletnews.co.uk
www.ballet.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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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로열 아이스크림 하우스. 그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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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ㅋ RIH. 분점 차리고 싶네.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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