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January 2014

Complete Itanlian Cookery Courses: The 1st day



1월 6일부터 매주 월요일 수강하는 컴플릿 이탈리안 쿠커리 코스Complete Italian Cookery Courses가 드디어 시작됐다! 말리본Marylebone에 있는 라 쿠치나 칼데시La Cucina Caldesi라는 요리학교에서 운영하는 코스인데 몇 달 전 이 앞을 우연히 지나가다 보고 시설이며 과정이 좋아보여 홈페이지에 방문해 각종 수업을 알아보다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이런 거 배워보나 싶어 과감하게 7주 과정인 이 컴플릿 코스로 수강 신청하게 됐다.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자면 이 요리과정은 1년도 더 전에 유학원에서 추천을 해준 코스이다. 그 때 어학원 알아보면서 요리학원도 뭐 괜찮은 곳 없냐고 넌지시 물어봤었는데 상담원 분이 자기도 들었던 코스라며 이 곳 정보를 보내줬었다. 당시엔 취미로 배울 요리가 7주 씩이나 하다니 너무 과하지 않나 싶어서 좀 더 생각해보자 하고는 까먹고 있었는데 내 발품으로 운좋게 알아냈다고 생각한 이 요리학교가 유학원에서 추천해준 바로 그 요리학교였던 거다ㅋ 스쿨가이드라는 꽤 유명한 유학원이었고 여기서 우리 부부 비자 신청 대행, 어학원 신청 대행, 플랏 계약 대행까지 엄청 이용했었는데... 얼마 전 사장이 고객들 돈들고 튀었다지 아마?ㅡㅡ 다행히 우리는 피해본 것 없었지만 타이밍 조금만 삐끗했으면 우리도 피해자가 되어 울고 있었을 수 있다 생각하니 섬짓하다;;

얘기가 살짝 딴 데로 샜는데ㅋㅋ 아무튼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반부터 10시까지 매주 3시간 반을 진행하는 수업이다. 직장인들을 위해 밤늦게 하는가보다. 아침잠 많은 나야 좋지만 당분간 무슈K 월요일 저녁상은 손수 차려주질 못할테니 그게 조금 맘에 걸릴 뿐... 그래도 이건 다 맛있는 홈메이드 파스타와 피자를 먹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라며 무슈K에게 변명 해둠ㅋㅋㅋ

수강생은 나까지 포함해서 약 1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각자 앞으로 레시피 노트와 일회용 비닐 앞치마가 지급된다. 선생님 한 분과 어시스턴트 한 분이 있고 두 분 다 남자였다. 요리 종목에 따라 선생님은 그 때 그 때 바뀌는 듯 하다.  첫 날이라 먼저 선생님의 장황한 자기 소개가 있었고 수강생들 한 명씩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란계 아저씨 한 분과 홍콩계 아주머니 한 분을 제외하곤 모두 영국 본토 출신 백인...ㅠㅠ 웨이트로즈 쿠커리 스쿨Waitrose Cookery School 만큼이나 현지인 비율이 높다. 이런 환경에선 늘 내 구린 영어 실력 뽀록날까봐 무서워서 심히 과묵해짐. 그나마 여긴 같은 아시안계 아주머니가 한 분 있다는 게 작은 위안이랄까. 게다가 나만 빼고 모두들 직장인... 과학선생님, 비즈니스 매니저부터 해서 아트 딜러에 변호사까지 다들 어찌나 직업이 빵빵한지 더욱 쪼그라드는 내 모습ㅡ.ㅡㅋ

이 이탈리안 요리학교는 웨이트로즈랑은 운영방식이 매우 다르다. 웨이트로즈는 2인 1조로 요리하는 방식인 반면 여기는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고 시작하라고 하면 각자 알아서 할 일을 찾아 해야하는 식ㅋㅋ 솔직히 웨이트로즈 방식이 더 낫긴 하다. 여기 방식은 정신이 없는데다 여러 명이서 동시에 여러가지 음식을 만드니까 나는 손도 못 대보는 요리가 있기도 하다. 그래서 복습이 더더욱 필수인 듯! 게다가 하룻동안 배우는 요리 가짓수도 많아서 앞으론 월요일에 수업 듣고 나머지 요일엔 하루에 하나씩 집에서 해봐야 할 것 같다ㅎㅎ

첫 날 배운 건 안티파스티Antipasti. 영어 뜻의 안티로 해석해서 파스티 반대... 뭐 이러면 곤란함. (사실 내가 그랬거덩) 이탈리아어로 에피타이저Appetiser의 뜻이란다. 요리하는 과정도 일일이 사진 찍어서 세세한 사진일기를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위에도 말했다시피 수업이 진행하는 동안 매우 정신이 없어서 그나마 완성된 요리라도 찍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이 날 만든 치즈 크로켓의 경우 튀겨져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다 집어먹어버려서 사진조차 음슴ㅋㅋ

장황한 글은 이만하면 됐고, 이제부터 이 날 건진 요리 사진들 나가겠습니다ㅎㅎ



엔다이브Endive 잎사귀 위에 고르곤졸라 치즈를 올리고 잣과 꿀, 후추를 뿌린 샐러드.
굉장히 만들기 쉬우면서도 맛있다!


이태리식 오믈렛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타타Frittata. 이 프리타타에는 캬라멜라이즈드 한 적양파와 감자가 들어갔다. 부침가루 같은 건 안들어가지만 우리나라 전이랑 비슷하기도 하다.


그라나 파다노 치즈와 우유, 계란, 더블크림 등을 넣고 섞어 오븐에 방-마리Bain-marie 방식으로 구워낸 팀발로Timballo. 식감은 푸딩같지만 단 맛이 아닌 짭쪼름한 맛이다.


요렇게 접시 위에 뒤집어 빼서 올린 뒤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 냄.
참고로 이 접시의 소스 데코는 내가 직접 한 거다. 요리 경연류 티비 시리즈인 마스터쉐프Masterchef에 엄청 자주 등장하는 기술이기도 하고 티비로 보기만 할 땐 쉬워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만만찮음ㅋ


버섯소스를 바르고 산다니엘San Daniele 햄과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치즈를 올린 브루스케타Bruschetta도 함께.


파프리카를 오븐에 구워 껍질을 벗기고 길게 썬 뒤 접시에 차곡차곡 담아 엔초비Anchovy 소스를 뿌려 내는 요리.


치커리, 당근, 샐러리를 비롯한 각종 야채들. 그리고 그 야채들 찍어먹으라고 퐁듀 그릇에 담아놓은 바냐 카우다Bagna Cauda 디핑 소스. 앤쵸비가 들어가는데도... 그리고 그 앤쵸비 분명 병에서 꺼냈을 때만 해도 비린내 심하게 났는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이 소스에선 비린내 하나도 안나고 맛있었다! 이 날 만든 음식 중 젤 인상 깊었음. 다만 시간은 좀 오래 걸린다는 거ㅡㅡ^


역시 그라나 파다노 치즈로 만든 그리시니Grissini. 그리시니를 영어로 번역하자면 브래드스틱Breadsticks이다.얜 맛은 그냥 고소한 비스킷인데 만드는 과정이 좀 지루하다. 저렇게 얇고 길어질 때까지 계속 말고 앉아있어야 하니. 근데 또 반죽이 탄성이 강해서 쉽게 늘어나질 않는다. 물론 선생님 손길로는 몇 번 슥슥 문지르기만 해도 저렇게 됐지만.

요리가 끝나고 다들 테이블에 둘러앉아 완성된 음식들을 먹기 시작하는데 재미있는 건 와인이 무한 리필이라는 거다ㅋㅋㅋ 그렇게 퍼주시는 거 보면 설마 비싼 와인은 아니겠지?ㅡㅡ^ 
어쨌든 오늘의 메뉴는 애피타이저로만 구성돼 있지만 가짓수가 많아서 충분히 식사될 만큼 배부르기도 했고 와인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니 다들 매우 신나했다ㅋ 그런데 난 아무리 커리큘럼에 밤 10시까지라고 되어있어도 설마 진짜 10시까지 할까 했는데 그게 정말이었음. 아니, 10시가 뭐야... 만든 거 앉아서 먹기까지 하다보니 실제로 학원 나온 시간은 10시 반ㅡ.ㅡ;;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월요일 밤의 파티는 계속 되겠구만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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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와... 이건 뭐 가지수가 한정식이네. ㅎㅎ) 그리고 요리코스에 식중독환자라... 정말 묘한매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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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로 이탈리안 코스 할 땐 저 안티파스티 중에 한 가지만 골라서 내야겠지ㅋㅋㅋ 아 그나저나 제일 중요한 파스타 수업을 놓쳐서 너무 속상... 식중독이 하필 타이밍도 그 때 맞춰가지공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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